[이사회 모니터/네이버]변화 키워드 '외부독립이사' 확대③10년새 사내이사 6명→2명 감소, 비상근이사가 운영 주도
원충희 기자공개 2020-11-04 07:19:36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3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여년간 네이버 이사회 변화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외부독립이사' 확대다. 1999년 창업 당시 18억원이었던 매출이 6조원 이상으로 커지는 동안 이사회 멤버 수와 구성비 등은 꾸준히 변했다. 중간에 인수합병(M&A)과 기업 분리 등으로 변동이 있었으나 대체적으로는 상근 사내이사가 줄고 비상근 외부이사가 많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했다.2002년 10월 코스닥에 등록하면서 자본시장에 데뷔한 네이버(당시 NHN)의 초창기 이사회 구성은 단출했다. 공동대표인 이해진, 김범수를 중심으로 사내이사들이 주류를 이뤘고 비상근이사는 감사 한명 뿐이었다. 사외이사가 등장한 것은 2003년 3월 1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2명을 선임한 때부터다.
이후 상근감사를 없애고 사외이사 1명을 더 뽑아 감사위원회 구색을 갖췄다. 사내이사 수는 5명 그대로인 채 사외이사 수만 늘면서 상근과 비상근이사 비중은 5대 3이 됐다. 그러다 2006년에는 이 비중이 역전된다. 상근이사가 4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비상근이사가 6명으로 늘었다.
사외이사 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당시 자산총액 2조원 미만(5500억원)이었던 네이버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만 사외이사를 둬도 문제가 없었다. 원인은 일부 사내이사가 비상근이사로 전환된 데 있다.
그 중 한명이 김범수 대표였다. 1998년 한게임을 창업해 네이버와 합병하면서 NHN의 산파역할을 한 그와 이사 두 명이 경영실무에서 손을 뗐다. 카카오가 2006년 11월에 설립된 시기와 맞물린다. 네이버 이사회 멤버 일부가 새로운 사업을 위해 떠나는 과도기 현상이었다.
이후 비상근이사 수는 꾸준히 줄었다. 2009년에 이르자 비상근으로 전환된 일부 경영진이 떠나고 사외이사 3명만 있게 됐다. 상근이사와 비상근이사 간 비중도 6대 3으로 돌아왔다. 김상헌 대표를 위시로 이해진 창업자가 전략책임자(CSO), 이준호 현 NHN 회장이 운영책임자(COO)로 균형을 맞추던 시기였다.
2010년대에 들어서 네이버의 총자산은 2조원을 육박하기 시작했다. 법규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사외이사를 3명 이상, 그리고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둬야 한다. 네이버는 사내이사를 줄이고 사외이사를 늘려야 하는 압력을 받게 됐다.
2013년 회사 분할을 통해 NHN과 결별하면서 사명변경과 더불어 이사회에 변화가 생겼다. 6명이던 사내이사가 3명으로 줄이고 사외이사가 1명 늘었다. 이때부터 사외이사가 이사회 구성의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네이버 이사회는 이해진-이준호 양강구도에서 이해진 창업자(이사회 의장) 중심으로 바뀌었다.
2017년은 네이버 이사회 역사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있던 시기로 꼽힌다. 13년 동안 이사회 의장으로써 중심에 있던 이해진 창업자(현 글로벌투자책임자, GIO)가 자리를 내놓았다. 파격적인 후임 발탁이 이어졌다. 이해진의 뒤를 이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은 네이버 창사 이래 첫 외부출신 이사회 의장이다.
이듬해인 2018년 이해진 GIO가 네이버 등기이사직까지 내려놓으면서 상근·비상근이사 비중은 2대 5로 바뀌었다. 변 의장이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외부 독립성을 가진 이사(외부 독립이사)로 사내이사(경영진), 사외이사와 별도로 중립적 위치에서 이사회를 운영하는 현 구조가 이때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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