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미래대우, 프랜차이즈 IPO 이정표 세웠다 [Deal Story]직상장 1호 흥행 성공…지배구조 개선, 시장친화적 전략 주효
이경주 기자공개 2020-11-06 11:01:15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4일 0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촌F&B(교촌에프앤비)가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서 큰 흥행을 거뒀다. 프랜차이즈 1호 직상장이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프랜차이즈 업종은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가 많아 그간 상장이 쉽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본부와 점주간의 이해상충 △대주주 사익편취와 갑질 논란 등이다. 교촌F&B가 1호가 된 이유다.
주관사 미래에셋대우와 교촌F&B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주관사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도록 직언을 했고 교촌F&B는 과감히 수용했다. 본게임에선 시장친화적 공모구조를 설계해 시장호응을 이끌어 냈다.
◇기관경쟁률 1000대1 육박…직상장 1호 성공 의미
교촌F&B는 2일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지난달 말 진행한 수요예측이 크게 흥행했음을 알렸다. 중대형딜임이도 기관경쟁률이 999.44대 1에 달했다. 특히 공모가밴드(1만600원~1만2300원) 상단 이상 구간 청약비중만 91.1%에 이르렀다. 질적으로도 우수했다. 그 결과 공모가는 상단인 1만2300원, 공모액은 713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프랜차이즈 IPO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랜차이즈 업종은 2000년대부터 국내 경제인구 소비증대와 베이비부머 세대 창업열기가 만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간 IPO는 한 건도 없었다. 그만큼 논란이 많았던 탓이다.
가맹사업 최대 특징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성과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가맹본부는 점주에게 수익모델을 지원·교육하고, 점주는 그 대가로 수수료를 본부에게 지불한다. 이는 양 주체 이해상충으로 이어졌다. 2013년 편의점주 자살 사건이 대표적이다. 본부의 무리한 점포확대로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됐다.
대주주 전횡도 단골 문제였다. 일부 프랜차이즈는 대주주가 개인회사를 만들어 제품 포장지나 소스, 음료수 등 필수 부자재를 가맹점에 팔았다. 대주주가 직원이나 점주들 위에 군림하면서 '갑'질을 한 사례도 여럿 나왔다.
여기에 IPO는 공모주주라는 이해관계자가 추가되는 일이다. 이 탓에 한국거래소는 교촌F&B 상장심사를 해부하다시피 했다. 무려 5개월에 걸쳐 검증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거래소가 '모범사례'로 추켜세울 정도였다.
◇지배구조 정비…논란 원천 차단
교촌F&B는 IPO 준비과정에서 완벽한 예비상장사로 탈바꿈돼 있었다. 점주와 이행상충 문제는 원래부터 자유로웠다.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점주를 최우선 고객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점포수 확대보다는 점포당 매출 극대화에 치중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교촌F&B는 지난해 말 기준 가맹점수는 1073개이며, 점포당 연간 평균매출액은 6억1827만원로 업종 1위다. 치킨업계 전체 점포당 연간 평균매출 1억8927억원보다 3.3배 높다.
지배구조 개선이 IPO를 위해 택한 가장 큰 결단 중 하나다. 2018년 3월 미래에셋대우가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직후 강력히 조언한 부분이다. 2017년 말 기준 교촌F&B는 관계사가 △수현에프앤비 △비에이치앤바이오 △교촌아시아 등 3곳이 있었다. 대주주측이 지분을 100% 보유했거나 일부 소유한 곳으로 추정되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관계사는 한 곳도 남지 않았다. 종속계열사들도 교촌F&B가 지분 100%를 소유하는 투명한 구조로 정비됐다. 덕분에 교촌F&B는 대주주 사익편취 논란을 원천 차단한 상태에서 IPO에 나설 수 있었다.
더불어 2018년 대주주 친인척 갑질논란이 발생하자 미래에셋대우는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과 친인척 전원 퇴사를 강권하고 또 실현시켰다. 이로써 대주주 전횡에 대한 리스크도 해소됐다.
◇시장친화적 공모구조로 마무리
미래에셋대우는 IPO 본게임인 수요예측을 위해선 시장친화적 공모구조 제안했다. 1호 상장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딜을 성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후속 프랜차이즈 IPO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딜이라 책임감이 뒤따랐다.
우선 밸류에이션(기업가치)를 합리적으로 제시했다. 6000억원대 밸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2670억~3098억원(공모가 밴드 기준)으로 낮췄다.
회사 성장을 위해 구주매출도 최소화 했다. 교촌F&B는 권 회장 지분율이 상장 전 94.66%에 달해 구주매출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공모비중을 신주모집 70%, 구주매출을 30%로 정해 공모자금이 가급적 회사로 더 많이 유입되도록 했다.
상장 후 주가상승을 막는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우려도 차단시켰다. 구주주들이 보유 지분에 모두 보호예수(지분락업)을 걸어, 상장 후 유통되는 물량이 전체 주식의 18.51% 밖에 되지 않았다.
교촌F&B 성공 덕분에 동종업계에선 IPO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역시 교촌F&B가 만든 모범사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교촌F&B는 점주와의 공생과 지배구조, 시장친화적 전략 등 모든 면에서 1호 IPO에 부합하는 완벽한 준비를 했다”며 “후속 주자들도 선례를 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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