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1월 05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흔히 기업을 살아있는 생물에 비유하곤 한다. 창업과 함께 위기와 성장을 반복하면서 수없이 많은 변화를 거듭하기 때문이다. 경영자도 마찬가지다. 기업과 함께 성장하면서 수 많은 변신을 거듭한다. 기업의 성장에 집중하다가도 새로운 역할을 찾아 나서고 또 어느 단계에 도달하면 회사를 벗어난 도전을 시작하기도 한다.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지란지교 오치영 창업자에 대한 이야기다. 오치영 전 지란지교 대표는 국내 벤처 1세대 인물로 1994년 지란지교소프트를 설립했다. 1995년 국내 최초의 윈도우 통신 프로그램 ‘잠들지않는시간’을 출시했고 1998년에는 쿨메신저를 런칭하기도 했다.
지란지교소프트에서 사업을 시작한지 20여년만에 오 창업자는 지란지교패밀리라는 그룹을 일궈냈다. 코스닥 상장사 지란지교시큐리티와 SSR, 그리고 30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거느리는 그룹사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최근에도 모비젠과 지란지교소프트의 상장을 추진하는 등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드물게 매출 1000억원도 달성했다.
지란지교패밀리가 안정적인 반열에 오르자 2018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1994년 창업 이후 24년만이었다. 이해진 의장이 네이버 이사회에서 사퇴한 사례에 비견되면서 아름다운 퇴진으로 조명됐다. 경영은 계열사의 자율에 맡겼고 그는 CDO(Chief Dream Officer)라는 직책을 신설하고 새로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오 창업자의 관심은 새로운 기업문화를 이식하는 것에 있었다. 지란지교패밀리가 사내 인트라넷에 직원들의 꿈을 발굴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임직원 개개인의 모아진 꿈이 지란지교를 통해 발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힘썼다.
오 창업자의 변신은 단지 지란지교패밀리 내부에서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란지교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위브릿지월드’를 설립하고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해외진출을 컨설팅하고 있다. 특히 지란지교재팬의 대표로 해외사업에 집중하면서 일본 시장에서 거둔 성공을 공유하는 등 업계에서 조언자로 새로운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벤처기업이었던 지란지교가 성장과 변신을 반복해온 만큼 창업자도 새로운 역할을 찾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그룹사 지란지교패밀리를 일군 성공한 벤처 1세대 기업가에서 기업문화 개척자로, 그리고 최근에는 국내 업체의 해외진출 조력자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변신를 지속하는 오 창업자의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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