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지, 카카오M 합병설…현실화 가능성은 콘텐츠 수직 계열화 측면에서 설득력…M&A로 '밸류업' 총력
서하나 기자공개 2020-12-04 12:52:2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양대 콘텐츠 기업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양사의 시너지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설득력 있다는 결론이다. 지식재산권(IP) 부자 카카오페이지가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강점 있는 카카오M과 힘을 합치면 콘텐츠 분야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고, 기업가치도 단숨에 키울 수 있다. 다만 양사 주주 구성 등 넘어야 할 과제는 많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22년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페이지가 또 다른 콘텐츠 계열사 카카오M을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오랜 기간 IPO를 준비해온 데다 몸집이 좀 더 큰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M을 흡수합병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양사의 합병을 시너지 관점에서만 보면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양사는 모두 카카오 콘텐츠 계열사란 공통점이 있다. 카카오페이지가 웹소설·웹툰 등 원천 IP 확보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라면, 카카오M은 영상 콘텐츠 쪽에 강점이 있다. 만약 이들이 합칠 경우 원천 IP를 활용한 웹소설→웹툰→영상 제작→유통까지 콘텐츠 전분야를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가 완성된다.
카카오 입장에선 콘텐츠 사업은 금융 못지않게 중요하다. 최근 IPO에 착수한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 등 금융 계열사의 기업가치가 각각 20조원, 10조원 등에 이르는 반면 카카오페이지 기업가치는 많게는 4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카카오로서 금융과 콘텐츠 분야 밸런스를 맞추려는 의지가 있고, 콘텐츠 계열사 대표 주자인 카카오페이지의 밸류를 최대한 끌어올리려 한다고 보면 명분은 충분한 상황이다.
카카오 계열사 중 IPO 1번 후보였던 카카오페이지의 상장 순서가 계속 밀리고 있단 점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페이지는 애초 상반기 중 IPO에 나설 것으로 점쳐졌으나 2년 전 한 차례 상장을 연기했던 카카오게임즈에 순서를 내줬다. 그 뒤 자본금 확충이 시급하고 성장세가 가파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이 2021년 상장을 공식화하면서 카카오페이지의 순서는 다시 한 번 미뤄졌다.
그동안 카카오페이지는 IP 확보를 통한 밸류업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하반기 들어서만 총 5곳의 웹툰 전문 기획 및 제작사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7월 래디쉬미디어를 시작으로 크로스픽쳐스(8월), 디앤씨미디어(8월), 타파스미디어(9월), 투유드림(10월)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M도 비슷한 전략을 펼쳤다. 몇년간 글앤그림미디어, 로고스필름 등 방송 콘텐츠 제작사와 메가몬스터,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 쇼노트 등 영화 제작사,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레디엔터테인먼트, 어썸이앤티, 브이에이에스티(VAST) 등 연예기획사 및 캐스팅 에이전시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2023년까지 연간 4000억원 규모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양사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상당하다.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 기준 양사의 합병 시 연매출은 약 8000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7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570억원, 306억원, 카카오M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30억원, 211억원 등이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양사의 합병을 통한 거대 콘텐츠 기업 출범은 충분히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며 "다만 IPO 시기가 2022년으로 여유있고 페이 및 뱅크 대비 밸류 측면에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주가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파악했다.
물론 넘어야 할 과제는 많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지분 관계가 서로 다르단 점은 합병 추진 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양사 모두 최대 주주는 지분율 64%, 78% 등을 보유한 카카오다. 2대 주주는 카카오페이지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싱가포르투자청(약 20.57%), 카카오M은 앵커에쿼티파트너스(12.9%)다. 카카오에 이어 엥커에쿼티파트너스의 승인까지 받아낸다면 합병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지의 주요 주주엔 텐센트(약 6.75%)가, 카카오M의 경우 SK텔레콤이 주요 주주에 올라 있다.
카카오 내부 관계자는 "카카오에선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 같은 논의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이뤄져 실제로 이를 시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또 지분 관계가 서로 다른 만큼 합병과 같은 큰 이슈를 카카오가 단독으로 결정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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