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을 움직이는 사람들]코스피 직상장 신화 이뤄낸 '어벤져스'①소진세 회장 중심 경영 타워 구축, 국내외 사업 확대 통한 ‘제2 도약’ 준비
박규석 기자공개 2020-12-08 08:33:01
[편집자주]
올해 창업 30주년을 맞는 교촌에프앤비가 지난 11월 국내 프렌차이즈 업계 최초로 코스피 시장에 직상장하는 신화를 썼다. 국내 많은 프렌차이즈 기업이 도전했지만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직상장의 길을 단 2년 만에 성공시켰다. 이처럼 모든 기업이 원하지만 쉽지 않은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어낸 주역들은 누구일까. 더벨이 소진세 회장을 중심으로 교촌에프앤비를 이끄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벤져스(Avengers). 미국의 유명 영화사인 마블 스튜디오 영화에 나오는 팀의 이름이다.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힘을 가진 영웅들로 구성된 어벤져스는 언제나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를 성공시켜 지구의 평화를 지켜낸다.교촌치킨 브랜드로 유명한 교촌에프앤비에도 어벤져스와 같은 ‘사내 히어로’들이 있다. 이들은 어벤져스의 영웅들처럼 하늘을 날거나 벼락을 치게 하는 능력은 없다. 다만 자신만의 전문성을 살려 국내 프렌차이즈 업계 최초로 코스피 직상장이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성공시키는 업적을 이뤄냈다.
◇'미션 임파서블' 직상장 공신은
교촌에프인비의 상장 계획은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 시절인 2018년 3월부터 추진됐다. 당시 권 전 회장은 교촌치킨의 가치와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이는 1991년 기업 설립 이후 대표 제품인 간장치킨을 앞세워 이뤄낸 국내 치킨 프렌차이즈 업계 매출 선두 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권 전 회장이 상장을 위해 꺼내는 카드는 전문경영인의 영입이었다. 한국거래소의 까다로운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교촌에프앤비의 경영을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탈바꿈시켜야 했다.
이를 위해 그는 대구고 동창인 소진세 대표이사 회장을 2019년에 새 수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소 회장의 거취는 말 그대로 ‘빅이슈’였다. 롯데에서 40여년간 근무한 그는 한때 황각규 롯데지주 전 부회장과 함께 그룹 2인자로 평가받던 거물급 인사였기 때문이다.
소 회장은 취임 후 교촌에프앤비의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그는 매주 진행되는 경영진 회의를 통해 현재 사업의 진행 상황과 향후 방안 등을 각 부문별 수장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촌에프앤비는 주 회의뿐만 아니라 월별 회의도 매월 첫날에 진행하는 만큼 소 회장은 각 사업부의 디테일한 현황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황학수 대표이사 사장과 조종근 영업총괄 사장, 송민규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보 등은 소 회장이 추진하는 기업 체질 개선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황 사장의 경우 소 회장 같은 대표이사로 2012년부터 경영전략본부 사장 등을 지내 회사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다. 이번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을 위한 준비에서도 소 회장을 도와 기업의 변화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통’으로 불리는 조 사장은 교촌에프앤비의 핵심인 가맹사업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가맹점 확대는 교촌에프앤비의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그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현장에서 발로 뛰는 임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곳간’을 책임지고 있는 송 상무보는 2018년 이후 교촌에프앤비의 재무건전성 제고에 역량을 집중한 인물이다. 상장기업에 걸맞는 재무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인물로 교촌에프앤비의 숨은 ‘조력자’나 마찬가지다.
상장 직전에는 CJ그룹 출신인 조은철 상무가 전략기획실장으로 선임되면서 ‘소진세 회장→황학수 사장→조은철 상무’로 이어지는 경영 타워가 완성됐다. 조 상무는 기관구내식당업체인 에이치앤포세카 베트남의 대표를 지낸 경력도 있어 교촌에프앤비의 글로벌 진출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제2 도약’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 도전장
상장을 통해 713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교촌에프앤비는 현재 ‘글로벌 종합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순조달금인 481억원을 신사업 추진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우선 국내 사업에서는 교촌치킨의 추가 출점과 매장 대형화를 단행한다. 올 8월 기준 1234개인 교촌치킨 가맹점 수를 2025년까지 150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중대형 매장 비율 역시 90%까지 늘려 오는 2025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해외 사업의 경우 전체 매출 비중의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교촌에프앤비는 미국과 중국 등 6개국에서 3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중동과 대만, 호주, 터키 등에 추가 진출해 2025년까지 25개국 537개 매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최근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인기가 높아진 가정간편식(HMR) 사업에도 뛰어든다. 내년 중 자사 쇼핑몰 '교촌몰'을 열어 판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상장 계획은 경영 투명성 확보 및 가맹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행됐다”며 “향후 조달된 자금은 국내외 사업 확대와 신 성장 동력 사업 발굴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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