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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사업 떼어낸 LG화학, 이제 본업에 충실 재무구조 큰 폭으로 개선...내년 석유화학 업황도 밝아

조은아 기자공개 2020-12-08 11:00:3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사업 부문을 떼어낸 LG화학의 발걸음이 가볍다. 재무구조가 큰 폭으로 개선됐고 투자부담도 덜어냈다. 차량화재 사고나 각종 소송 등 리스크 역시 LG에너지솔루션 쪽으로 넘어가면서 앞으로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이다.

4일 LG화학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분사 이후 존속법인 LG화학의 부채비율은 47.1%를 기록했다. 자본총계 16조8148억원, 부채총계 7조9127억원이다. 분할 전 LG화학이 보유한 총차입금이 5조3120억원인데 40%인 2조815억원이 LG에너지솔루션에 배정됐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보다 자본규모가 3배 가까이 크지만 차입금 규모는 거의 비슷하다.

LG화학은 앞으로 투자부담도 크게 줄었다. 9월 말 기준 LG화학의 전체 투자실적은 7조4709억원인데 이 가운데 4조9941억원이 전지사업에서 이뤄졌다. 앞으로 투자계획도 대부분 전지사업 몫이다. 전체 2조8250억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되는데 전지사업에만 70%인 1조9564억원이 들어간다.


그동안 전지사업에 기울었던 회사 내부의 무게추도 다시 석유화학 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전지사업에 관심이 쏠리는 와중에도 석유화학은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며 LG화학을 뒷받침해왔다.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에서 석유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83.3%에 이른다. 지난해는 석유화학 의존도가 더 높다. 전지사업부문, 공통 및 기타부문의 적자를 석유화학부문이 메우면서 석유화학 비중이 무려 172.3%에 이르렀다.

전망도 장밋빛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2021년 영업이익은 3조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할 것”이라며 “석유화학부문은 주요 제품의 시황 강세 국면이 지속되며 15%의 마진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해 3분기 석유화학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8.1%)는 물론 2분기(13.1%)보다도 높아졌다.

충당부채를 비롯해 각종 리스크도 LG에너지솔루션 쪽으로 넘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 코나 등 차량 화재사고의 원인에 따라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크고 작은 소송도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이 들고 갔다. 3분기 말 기준 LG화학에 걸려 있는 소송은 모두 247건인데 이 가운데 80%에 가까운 191건이 LG에너지솔루션 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구주매출에 따른 대규모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잇는 상황이다. 무디스는 “내년 LG화학의 에비타(세전 영업이익)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2.6~2.7배로 지난해의 약 3.3배 대비 개선될 것”이라며 “이익 증가가 차입금의 증가를 상쇄하는 수준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배터리사업의 분사는 LG화학의 자본구조에 영향이 없지만 신설 배터리 자회사의 주식 관련 자본 조달을 통해 LG화학의 재무 레버리지 비율이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시지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더라도 LG화학 자체적으로 매출 2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재무적으로 더욱 건전해져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며 “이제 우리는 차세대 성장 동력 육성과 글로벌 핵심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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