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BGF]서울대·법조계 출신이 차지한 사외이사①검사장 출신 홍석조 회장의 네트워크…전 검찰총장까지 든든한 '조력자'
김선호 기자공개 2020-12-10 07:45:58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7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GF그룹의 지주사 BGF와 주요 자회사 BGF리테일의 사외이사는 대부분 법조계와 서울대 출신으로 채워지는 특징이 있다. 홍석조 회장의 경력과 맞닿아 있는 인물들이 대거 기용되면서 이사회를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편의점 등 유통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법조계 출신이 자문역으로 사외이사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다. 홍 회장이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내면서 맺은 인연이 이를 가능케 한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재계에선 보기 드문 검찰 출신 경영인이다.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까지 오르며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도 거론되기도 했다. 2005년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2007년 보광훼미리마트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에 이어 변호사 추가 선임
BGF가 2014년 상장할 당시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대표이사, CFO, 홍정국 이사)과 사외이사 1명, 총 4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중 김현철 사외이사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 비즈니스 스쿨 박사를 취득한 뒤 2013년부터 자문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그러다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을 진행하면서 이사회 명단이 바뀌었다. 존속법인 지주사 BGF에서 편의점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고 BGF리테일을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박재구 대표가 BGF리테일 수장을 맡고 기존 CFO인 이건준 대표를 지주사 수장에 앉혔다.
BGF는 박재구 대표의 사내이사 빈 자리를 채우지 않았다. 때문에 사내이사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도 김 교수에서 한상대 전 검찰총장으로 변경됐다. 서울대 출신에서 법조계의 거목이 후임자로 낙점된 셈이다.
한 전 검찰총장은 홍 회장과 달리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했지만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내면서 홍 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검찰총장(사시 23회)은 사시 18회인 홍 회장의 후배다.
올해 BGF는 성영훈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가하며 법조계 출신을 또 다시 신임했다. 이로써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수가 처음으로 대등하게 맞춰지면서 이사진이 4명으로 증가했다. 성 변호사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제5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BGF리테일, 지주사와 ‘닮은’ 이사회 구성
지주사에서 인적분할된 BGF리테일의 이사회는 지주사와 같이 3명으로 꾸려졌다. 박재구 전 대표와 함께 오너 2세 홍정국 부사장이 자리하고 나머지 1명은 지주사에서 사외이사를 지낸 김난도 교수가 선임됐다.
김 교수는 홍 회장과 같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행정학 박사를 취득한 뒤 한국소비자학회 상임이사를 지냈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교수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주에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사외이사로 있다면 자회사 BGF리테일에는 김 교수가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편의점 사업의 자문을 맡아온 셈이다. BGF그룹은 지주사와 같은 형태로 BGF리테일의 이사회를 꾸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는 김 교수 이외에 백복현·한명관·임영철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했다. BGF그룹으로서는 처음으로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 수가 많아진 시기다. 이들 역시 서울대 혹은 법조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특히 한 변호사와 임 변호사의 경우 모두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동문이다.
이와 함께 전홍 전 삼일회계법인 전무가 BGF리테일에서 지주사 BGF의 감사로 자리를 이동했다. 대신해 BGF리테일은 상근감사에서 감사위원회 제도로 변경하고,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사외이사 3인(김난도·백복현·한명관)을 선임했다. 위원장은 한 사외이사가 맡았다.
한 사외이사는 다른 사외이사보다 홍 회장과의 이력과 닮아 있는 인물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냈다. 한 사외이사가 사법연수원 15기 수료한 점을 비춰보면 홍 회장의 7기 후배다.
현재 BGF와 BGF리테일 사외이사를 모두 합하면 6명으로 그 중 4명이 법조계 출신으로 채워져 있는 중이다. 나머지 2명도 서울대 출신으로 법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조계 출신이 유통업체의 사외이사로 있는 경우는 찾아볼 수 있지만 BGF그룹만큼 대거 포진해있는 경우는 드물다”며 “권력기관 출신의 인사를 통해 일종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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