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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공모채 톱3' 견고…크레딧 불안 속 잰걸음 [2020 Big Issuer 분석]3.6조 '역대 최대' 발행, 계열사 줄조달·정책금융 효과 톡톡

피혜림 기자공개 2020-12-09 13:48:4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0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2020년 3조원 이상의 공모 회사채를 찍어 빅이슈어 '톱 3' 자리를 견고히 지켜냈다. 코로나19발 투심 양극화와 호텔롯데·롯데쇼핑을 필두로 한 크레딧 불안 속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 마련에 성공한 모습이다.

'롯데' 그룹의 후광과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정책 지원 효과 등이 계열사 전반의 조달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AA급 우량 기업은 물론 A급 코리아세븐 등도 조달을 재개해 발행량을 높였다. 다만 크레딧 리스크 가중으로 점차 사모채와 장기 기업어음(CP) 시장으로 조달 축을 옮기고 있는 것은 변수다.

◇사상 최대 조달, 호텔롯데·롯데쇼핑 발행 두각

롯데그룹 계열사는 2020년 3조 6250억원 어치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8일 기준 일반 회사채(SB) 전체 발행액(48조 8810억원)의 7%가 넘는 물량이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 그룹 기준 SK(7조 5140억원)와 현대자동차(4조 25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공모채를 조달했다.

롯데그룹이 3조원 5000억원 이상의 공모채를 찍은 건 더벨 리그테이블 집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그룹은 2017년 3조 4100억원을 발행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2018년 오너 리스크 부각 등으로 조달이 위축됐다. 하지만 지난해(3조 350억원)를 기점으로 빅이슈어로서의 위상을 다시 다지는 모습이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등 코로나19 사태로 리스크가 부각된 계열사가 상당했지만 빅이슈어 지위는 견고했다. 특히 2020년 롯데그룹 내 조달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롯데렌탈로 모두 신용등급에 '부정적' 아웃룩을 단 기업들이었다. 호텔롯데의 경우 연내 신용등급이 1 노치(notch) 하향 조정되거나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재되는 등 크레딧 부담이 더욱 높았다.

올해 롯데그룹 계열사 중 조달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곳은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올해 두 차례 공모채 시장을 찾아 7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투심도 상당했다. 발행 규모의 2배가 넘는 1조 4800억원의 자금이 수요예측에 들어왔다. 대부분 회사채 시장 호조가 이어진 1월 참여금액(1조 1900억원)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도 완판에는 무리가 없었다. 5월 발행에서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실적과 크레딧 불안이 고조됐으나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의 지원에 힘입어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롯데쇼핑이 5450억원의 공모채를 찍어 그룹 조달량을 끌어올렸다. 롯데쇼핑의 경우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된 3월 이후 발행에 나서 조달이 녹록지 않았지만 채안펀드 등의 참여로 미매각 우려를 비껴갔다. 4월 발행에서는 수요예측에서 모집액(2400억원) 수준의 주문을 확보하고도 산업은행 인수프로그램으로 증액에 성공했다.

롯데렌탈은 올해 총 5000억원 어치의 공모채를 조달했다. 롯데렌탈은 조달 자금의 일부를 기업어음 상환에 사용해 만기구조 장기화를 꾀하기도 했다. 롯데렌탈 역시 채안펀드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등의 참여에 힘입어 공모채 발행액을 증액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세 기업 모두 하반기 들어 공모채 발행보단 사모채와 장기 기업어음(CP) 등으로 조달 축을 옮겼다. 특히 호텔롯데는 올 5월 공모채 발행을 끝으로 강제 상환 조건이 달린 사모채(1600억원)와 장기 CP(6500억원) 조달만을 이어오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올 7월 2000억원 규모의 3년물 기업어음을 발행해 3년여만에 장기CP 시장을 찾았다. 이어 8월 롯데렌탈이 500억원 규모의 첫 장기 CP 발행에 나서 조달세를 이어갔다.

◇발행 재개 기업 눈길, 롯데손보 미배정 꾸준

공모채 시장을 다시 찾은 계열사도 상당했다. 올 9월 롯데물산은 7년만에 공모채 시장을 다시 찾아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뤘다. 수요예측에서 1100억원 모집에 4800억원의 자금이 집중되자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롯데하이마트와 코리아세븐도 2년만에 공모채 발행을 재개했다. 롯데하이마트와 코리아세븐은 모두 올해 한 차례 발행에 나서 각각 2000억원, 1300억원을 마련했다. 롯데푸드 역시 3년만에 공모채 발행에 나서 1000억원을 조달했다.

코로나19발 투심 양극화 사태 속 미배정을 피하지 못한 곳도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올 5월 후순위채 발행에서 900억원 모집에 400억원의 미청약을 경험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에도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10억원의 미배정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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