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외형 주춤한 교보자산신탁, ‘체질 개선’ 과도기⑬주력인 담보신탁 축소…책임준공형 수주 확대, 연간 250억 전망
고진영 기자공개 2020-12-09 13:48:5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부동산신탁업계 시장 파이가 4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가운데 교보자산신탁은 반대의 흐름을 나타냈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외형이 역성장하며 움츠러들었지만 이는 사업구조를 대거 재편하면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전체 신탁사 중 올해 실적이 뒷걸음질한 곳은 교보자산신탁 외에 한국토지신탁과 대한토지신탁 뿐인데 세 회사 모두 체질 개선에 매진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교보자산신탁의 경우 그간 담보신탁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 진출해 사업 확대를 벼르고 있다.
교보자산신탁은 2001년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50%씩 지분을 보유한 이후 줄곧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펼쳤다. 차입형 개발신탁이나 책임준공형 신탁 등 비교적 수익성 좋은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담보신탁, 관리신탁등 안정성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특히 담보신탁 분야에서는 시장 지위 1위로, 수수료수익의 절반 정도를 담보신탁 보수가 지탱하고 있었다. 담보신탁은 부동산을 부동산신탁사에 맡긴 뒤 받은 수익권증서를 금융기관에 제공하고 대출을 받는 형태다. 토지신탁에 비해 리스크가 거의 없다.
하지만 위험부담이 낮은 만큼 마진도 미미한 담보신탁 중심의 사업구조는 곧 한계를 드러냈다. 교보자산신탁은 꾸준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속성장 중인 경쟁사들에게 점유율이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매출 기준 점유율이 업계에서 8위였던 교보자신신탁은 지난해 10위로 내려앉았고 올해는 기존 신탁사 11개 중 가장 낮은 점유율에 머물렀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략 기조가 바뀌면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 신규 진출하는 등 도약을 노리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중순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전부 확보해 교보자산신탁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공격 경영으로의 전환점을 찍었다. 실제 올해의 경우 교보자산신탁은 담보신탁보다는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중심의 매출 증대가 부각됐다.
교보자산산탁은 올해 3분기까지 담보신탁을 통해 받은 보수가 18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이상 줄었는데 담보신탁 보수가 감소한 것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또 관리신탁, 분양관리신탁 등 비토지신탁 보수들이 대부분 축소되거나 정체됐다. 이 탓에 교보자산신탁은 전년 대비 25% 적은 매출을 거두면서 7년 만에 실적이 후퇴했다.
이는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 등으로 담보신탁이 타격을 받은 측면도 있지만 회사 내부에서 의도적으로 수주를 줄인 영향도 있다. 담보신탁 수주가 너무 축적되다 보니 내부 관리업무가 지나치게 늘어나 관련 인력이 갈수록 많이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담보신탁은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라고 판단해 수주를 줄이고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재무제표상으로는 손익이 축소됐지만 수주상황을 보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을 늘리면서 관련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보자산신탁은 토지신탁보수가 지난해 3분기 114억원에서 올 3분기 158억원으로 38% 넘게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만 해도 토지신탁 보수는 담보신탁 보수의 절반에도 채 못 미쳤으나 이제 격차가 30억원 미만으로 좁혀졌다. 이 추세대로라면 사업구조 역전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업력을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담보신탁이 수주와 동시에 영업수익으로 인식되는 반면 토지신탁은 사업이 진행돼야 실적에 반영된다. 이 점을 고려하면 토지신탁 중심의 매출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수주상황을 보면 교보자산신탁은 4월 경기 수원시 호매실지구 내 복합상가 신축 사업에 대해 계약을 체결하면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의 첫 수주고를 올렸다. 이후 현재까지 19건, 수주약정액 기준으로는 220억원 이상의 수주를 쌓았다.
이달 체결 가능성이 있는 일감을 계산에 넣으면 연말까지 20건 이상, 250억원 이상의 수주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역별로는 경기와 수원 등 수도권이 대부분이고 이밖에 세종시와 대구 등 지방거점도시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주한 사업들은 추후 공정 진행에 따라 약 3년 정도 매출에 기여하게 된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이 매출에 바로 인식되지 않다 보니 포트폴리오 구조 변화에 따른 매출 감소가 어쩔수없이 나타났다"며 "하지만 내년, 내후년에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롯데그룹 재무 점검]캐시카우 부재에 불거진 위기설
- [유동성 풍향계]자사주 '10조' 매입하는 삼성전자, 현금 보유량은
- 삼성전자의 해빙(海氷)과 해빙(解氷)
- [2024 이사회 평가]'현금부자' 케이씨텍, 재무건전성 좋지만 오너 중심 '감점'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롯데지주, 계열사 손상차손 지속…5년간 1조 쌓였다
- [2024 이사회 평가]삼아알미늄, 이사회에 최대고객 LG엔솔 입김 뚜렷
- [유동성 풍향계]'현금 넘치는' 현대글로비스, 순상환 기조 4년째 지속
- [유동성 풍향계]'조단위' FCF 남긴 현대글로비스, 보유현금 역대 최대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물갈이한 한화엔진…사외이사 영향력 '글쎄'
- [Financial Index/GS그룹]'빚 줄이기' 매진… 3년간 순상환액 3조 육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