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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IR 전략 변화 점검]하나금융의 큰손 챙기기 '선택과 집중'⑥블랙록·캐피탈그룹·프랭클린 등 기존주주 중심 비대면미팅 강화

손현지 기자공개 2020-12-11 07:50:45

[편집자주]

코로나19는 은행들의 해외 IR 전략에도 큰 변화를 안겼다. 출장길이 막히자 '버추얼 NDR' 등 비대면 IR 방식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탓이다. 특히 IR 활동이 이전보다 더 활발해진 양상이다. 대다수가 해외주주 비중이 60%를 넘는 상태여서 이들과 네트워크 유지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주가 부양이 회장들의 약속이었다는 점도 한몫을 한 분위기다. 주요 금융지주사의 해외 IR 전략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해외 투심은 재작년 지배구조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악화되기 시작했다. 해외 IR이나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는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주가가 작년 내내 3만3000원~3만7000원 선을 유지하며 4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세가 가속화되며 기존 70%를 웃돌던 외국인 취득률이 작년 말 66%대까지 떨어졌다.

김정태 회장은 IR 행선지 확대로 해결책을 모색하려고 했다. 기존에 나가던 홍콩, 싱가포르 외에도 런던이나 북유럽 등을 방문해 신규 투자자를 유인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올초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대면 IR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코로나로 인한 업황 악화 우려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3만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3월 이후 1만원선(최저점 1만8750원)까지 밀렸다.

결국 주가 부양을 위해선 IR을 지체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비대면 방식으로라도 투자자들과의 미팅 기회를 늘려야 했다. 컨콜이나 화상회의, 버츄얼컨퍼런스 참여 등을 통해 IR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규 투자자 유치 보다는 주요주주를 중심으로 한 IR에 더 집중키로 전략을 틀었다. 기존 해외주주들의 굳건한 지지가 판단 근거가 됐다. 작년 한 해 1%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요 해외주주들이 은행주 저평가 기조에도 오히려 주식 매입량을 늘리며 주가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주주변동 내역을 보면 큰 손들은 이탈 기조가 국내 금융지주사 중 가장 적고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작년 말 하나금융 주주명부 폐쇄 기준 1%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해외주주 비율은 25.85%에 달했다. 2017년(23.91%), 2018년(23.45%)와 비교하면 기존 주주들이 투자 비중을 확대한 모습이다. 4대 금융지주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이다. 신한금융(16.67%), KB금융(6.16%) 등 타 금융지주의 경우 1% 이상 해외주주 비중이 작년 대폭 감소한 것과 반대되는 행보였다.


대표적으로 대형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 Fund Advisors), 템플턴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프랭클린리소스(Franklin Resource)의 경우 각각 4.91%, 4.41%의 지분율을 유지하며 굳건한 투자의지를 보여줬다. 더캐피탈그룹(The Capital Group Companies, Inc)의 경우 지난해 주식을 일부 처분해 5%대에서 4.41%까지 지분이 줄었지만 여전히 대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기투자 성향의 정부은행과 국부펀드의 움직임은 제각각이다. 싱가포르투자청(The Government of Singapore, GIC)의 경우 지분율을 2.53%수준을 유지했으며 중국인민은행(Peoples Bank of China)의 지분도 1.35%까지 늘었다. 다만 노르웨이 중앙은행인 노르웨이은행(Norges Bank) 지분율은 1.99%에서 1.73%로 소폭 축소했다.

상대적으로 해외 IR의 영향을 적게 받는 패시브펀드는 투자 기회로 판단한 모양새다. 뱅가드펀드(Vanguard Total International Stock Index)가 보유한 지분율은 1.59%로 전년대비 크게 확대됐다. 디멘셔널 펀드 어드바이저(Dimensional Fund Advisors, DFA)가 운용하는 뮤추얼펀드도 지분을 늘렸다.

패시브펀드는 한 기업의 미래가치보다는 인덱스 지수를 추종한다. 때문에 하나금융이 지수에 포함돼 있는 한 무조건 주식을 담아야 한다.

중동이나 유럽계의 신규 투자 행보도 감지 됐다. 중동쪽 아부다비투자청(Abu Dhabi Investment Authority, ADIA)은 작년 1.24%까지 지분을 확대하며 투자기조를 이어나갔다. 영국에 소재한 푸르덴셜(Prudential Assurance Company Limited) 역시 1% 대의 지분을 매입했다.

이는 관계사이기도 한 아시아가 주 무대로 활약 중인 자산운용사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Eastspring Investments)의 영향이다. 이스트스프링은 지난 2016년(1.11%)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주식투자량을 1.32%까지 끌어올렸다. 이스트스프링은 푸르덴셜(Prudential plc)의 아시아 자산 운용 사업부다.


기존 주주들의 굳건한 투자 행보는 그간 김 회장 노력의 결실이나 다름없다. 김 회장은 해외투자자 관리를 직접 앞장서서 주도해왔다. 3연임을 이룬 뒷배경에는 이 같은 주주들의 든든한 신뢰가 자리잡고 있었다.

2018년부터는 중국(베이징)과 홍콩, 미국 등 주요 주주들이 포진해있는 곳을 직접 찾았다. 중동, 두바이 등 전임 회장들이 형성해둔 네트워크를 이어나가는데도 주력했다. 김 회장은 주로 블랙록, 캐피탈그룹, 프랭클린, 디멘셔널펀드어드바이저(Dimensional Fund Advisors, DFA) 등 대형 운용사를 중점적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투자자들과의 긴밀한 스킨십을 통해 하나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은 기존 주주들에 화답하기 위해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 뿐 아니라 자본비율 개선, 리스크관리, 비용효율화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비대면 IR을 통해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을 접촉할 것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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