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PE 애뉴얼 리포트]투자 색깔 확 바꾼 SG PE, 내년 맹활약 기대감그로쓰·바이아웃 투자로 영역 확대 눈길
조세훈 기자공개 2020-12-16 09:45:48
[편집자주]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았던 한해였다. 그리고 그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PE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까지 극심한 딜 가뭄에 시달리면서 기존 계획의 불가피한 조정도 발생했다. 코로나19라는 전지구적 재앙속에 PE 운용사들의 한해는 어땠을까. 투자와 회수, 펀딩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5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사모대체 분야 블라인드펀드의 라이징스타로 떠오른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이하 SG PE)가 올해 투자 색채를 완전히 바꿨다. 3호 펀드 조성에 발맞춰 조직개편과 신규 운용인력 영입을 단행한 후 구조조정 투자에서 성장기업(그로쓰)과 바이아웃 투자로 무게추를 옮겼다. 안정성보다는 성장성에 방점을 찍고 유니콘 기업부터 바이오 기업까지 종횡무진 투자에 나섰다.씨앗을 뿌리는 투자 활동과 함께 결실을 맺는 회수도 '풍년'을 이어갔다. 2000억원 가량 회수하며 목표 수익률 이상을 모두 달성했다. 강소기업을 전문으로 투자하는 '스몰 자이언트'의 명성을 여전히 뽐냈다. 투자자(LP)들의 높은 신뢰속에 구조혁신펀드의 펀드레이징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두 개의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구조조정 투자와 그로쓰·바이아웃 투자로 새해에는 활약이 더 기대된다는 평가다.
◇투자 색채 바꾼 원년…유니콘·바이오로 중심이동
그 동안 SG PE의 투자 스타일은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성공적인 재기를 이끄는 '재무 주치의'였다. 지난해까지 10번째 펀드의 누적청산금액 3500억원, 평균 IRR 17%라는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손실을 보지 않는 하우스로 정평이 나면서 지난해 연기금과 공제회의 사모대체 출자사업에서 연전연승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큰 변화를 줬다. 5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면서 체질을 대폭 개선했다. 설립 직후 이어온 김진호, 최창해 '투톱' 체제를 최창해·임현성 대표 체제로 변경하며 세대교체에 신호탄을 알렸다. 본부장에게 예산과 인력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본부 중심제도를 시행하며 유연성도 확보했다.
여기에 외부 인력이 꾸준히 충원되며 투자 보폭이 넓어졌다. 김양우 본부장이 대표적이다. 김 본부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네오플럭스에서 기업투자 본부장을 맡았으며 CJ제일제당에서 M&A를 포함한 전략기획업무를 담당했다. 그로쓰·바이아웃 투자에 특화된 운용인력으로 꼽힌다.
이런 과정이 맞물리면서 3호 블라인드펀드는 그로쓰·바이아웃 기업들로 포트폴리오가 구축되고 있다. SG PE는 올해 첫 투자기업으로 실사형 게임인 'BTS월드' 제작사 테이크원컴퍼니를 낙점했다. 1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방식의 프리IPO 투자다. 설립 후 첫 그로쓰 투자로 평가된다. 이후 반려동물 헬스케어 업체 성보펫헬스케어, 크로스보더 전문 결제 기업인 엑심베이, '유니콘 기업'인 차량공유서비스 쏘카에 연달아 투자했다.
이달 국내 바이오벤처사 알테오젠에도 750억원을 투자, 변화의 화룡정점을 찍었다. 알테오젠은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대표적인 플랫폼 기술 기업으로 지난 1년 간 조단위 해외기술수출을 연달아 이뤄낸 곳이다.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한 마일스톤 획득과 원료 매출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 등을 통해 바이오기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올릴 수 있다는데 주목해 투자에 나섰다. 이밖에 액상소석회 생산업체인 상우기업을 인수하며 바이아웃에 나서기도 했다.
◇투자 결실도 성공적…'지지않는 게임' 하우스 저력 보여줘
SG PE는 앞서 투자한 기업들의 엑시트도 순조롭게 이뤄나가고 있다. 투자 4년 만에 부동산·인프라 O&M 업체 이도(YIDO)의 엑시트 작업도 올해 완료됐다. SG PE는 지난 2016년 이도가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152억원에 인수했다. 이중 절반 가량을 지난해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엑시트했으며 올해 나머지를 모두 처분하며 내부수익률(IRR) 30%를 넘겼다.
JNTC도 엑시트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얻었다. 2017년 9월 300억원을 투자한 후 3년 만에 490억원을 회수했다. IRR은 20%를 약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상장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은 JNTC에 구원투수로 등판해 프리IPO(상장전 지분투자)를 단행한 게 적중했다. 높은 성장성과 '소부장'산업이라는 점을 평가받아 올 초 상장에 성공했다.
IT시스템 통합 전문업체 아이티센의 투자 성과도 준수하다. SG PE는 LX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아이티센의 인수합병(M&A) 전략에 동참했다. 아이티센은 2018년 8월 국내 최대 금거래소인 한국금거래소쓰리엠에 760억원을 투자했다. 이때 두 GP는 한국금거래소쓰리엠 인수에 170억원 가량을 투자하며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섰다. SG PE는 아이티센 전환사채(CB) 94억원을 1년 10개월 만에 엑시트 해 IRR 23.9%를 기록했다.
하방 안정성을 잘 짜둔 투자로 손실을 피한 투자 케이스도 있다. SG PE는 지난해 이랜드그룹 외식 사업부인 이랜드이츠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랜드이츠는 뷔페 브랜드 애슐리와 한식 뷔페 자연별곡, 피자전문점 피자몰 등 16개 브랜드를 보유한 외식업체다. 외식사업의 안정적 성장을 토대로 오는 2023년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한다는 조건을 약정했다.
그러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 변수로 사업 확장과 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면서 IPO 등의 일정이 불확실해졌다. 여기에 외식업이 장기간 극심한 침체를 겪자 조기 상환청구권을 발동, IRR 10%를 넘기는 성과를 올렸다.
그녀의정원드라마(이하 드라마) 산후조리원도 마찬가지다. SG PE는 2016년 플루터스에쿼티파트너스(플루터스)와 손잡고 225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생소한 투자 영역인만큼 한미그룹을 전략적투자자(SI)로 삼고 투자에 나섰다. 국내 저출산 그늘이 짙어지고 해외 산후조리원 시설 증설이 늦어지면서 성과 달성이 다소 미흡했다. 다만 하방안정성을 둔 딜 구조로 4년 만에 IRR 8%를 기록하며 엑시트를 마쳤다. 덕분에 손실을 보지 않는 하우스라는 평가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올해 총 2000억원 가량 엑시트 한 SG PE는 내년에도 투자금 회수 행보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펀딩 강자 면모 지속…내년엔 '투자' 집중
SG PE는 올해 구조혁신펀드 조성에 새롭게 착수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이하 한투PE)와 맞손 잡고 한국성장금융의 기업구조혁신펀드(Ⅱ)에 지원해 위탁운용사에 선정됐다. 선정된 3곳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900억원이 넘는 출자금을 받았다.
뷰티 콘텐스트에서도 경쟁력이 입증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사모대체분야 위탁운용사에 선정된 6곳 가운데 구조조정 펀드로는 유일하게 뽑혔다. 공제회, 은행 등의 수시출자 사업에서도 성과를 올리며 현재 2300억원 가량을 조성했다. 올해 내로 마무리 될 구조혁신펀드는 2000억원 중반대에 클로징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개의 블라인드펀드로 '실탄'을 두둑히 마련한만큼 내년에는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니어 운용인력 2명을 채용해 실무진을 두텁게 한다. 기존 전공분야인 구조조정 투자는 창립 멤버인 이승호 혁신투자본부장과 조현일 리스크관리본부장이 맡는다. 한투PE와 협업을 통해 재무 주치의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SG PE는 내년 바이아웃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는 목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