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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내수 울고 수출 웃고 '엇갈린 인사풍향계' 고객 다변화 'OEM' 선방, 침체 '브랜드' 재정비 카드 만지작

김선호 기자공개 2020-12-24 14:20:1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패션사업을 하는 신원의 두 중심축인 내수부문과 수출부문의 인사 풍향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위기에도 선방한 수출부문에는 온기가 감도는 반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내수부문은 살얼음판이다. 조직 재정비 등 혁신 카드를 빼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원은 크게 의류를 생산해 해외에 납품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사업인 수출부문과 자체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는 내수부문 등 2개의 사업으로 구성 돼 있다. 이 가운데 수출부문은 미국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고객사를 다변화하면서 신원의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수출부문은 오너 2세인 박정주 대표가 부문장을 맡아 이끌고 있는 사업이다. 신원은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지 않고 조직 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구조다. 박 대표의 아버지 박성철 회장과 형인 박정빈 부회장이 회삿돈 횡령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은 가운데 박 대표가 경영 전체를 총괄하는 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수출부문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시기는 박 대표가 경영을 맡은지 2년 뒤인 2018년부터다. 수출부문장을 맡은 뒤 ODM 사업을 강화하고 R&D센터를 확충했으며, 해외법인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매출규모를 상승시키는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실제 올해 3분기 수출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한 434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8.2%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위기를 감안할 때 선방한 성적이다.

반면 BESTI BELLI, SI, SIEG, FAHRENHEIT 등 자체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내수부문은 지난해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2017년 출시한 신규 브랜드 ‘마크엠’ 또한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신원은 패션 브랜드 사업이 위기에 처하고 새로운 사업 전략이 필요할 때마다 내수부문장을 교체하는 카드를 썼다. 지난해 내수부문장이 이장훈 전 부사장에서 김유진 부사장으로 바뀐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홍익대 광고디자인 석사, 국민대 브랜드 디자인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랜드와 세정을 거쳐 2018년 루이까또즈 대표를 역임한 패션업 전문가다.

새로운 내수부문장 체제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이뤄내 매출을 증대시키고자 했지만 갑작스럽게 터진 코로나19 타격으로 실패한 분위기다. 올해 9월 기존 자체 온라인몰 ‘신원몰’을 대체해 편집숍 형태의 플랫폼 ‘쑈윈도’를 출시했지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보유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의 매출 감소를 방어하지 못했다.

올해 3분기 내수부문 매출은 누적기준 전년 동기대비 22.7% 감소한 103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23억원으로 94.3% 증가해 적자 폭이 커졌다. 이로 인해 신원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연결 기준

이로 인해 신원은 내수부문에 쇄신 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2018년 초 재도약을 이뤄내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한 이후 2년만에 재정비가 이뤄지는 셈이다. 당시에는 개별부서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를 확대했다면 이번에는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한 축소와 통합이 주요 골자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의 인사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원 관계자는 “수출부문 덕에 신원이 흑자경영을 이어올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로 말미암아 내수부문 출혈이 올해 더욱 커지면서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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