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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한화갤러리아 품는 한화솔루션, '매머드' 이사진 탄생?현재 11명, 김은수 대표 추가 합류 예정...정관 변경 불가피할듯

조은아 기자공개 2020-12-31 09:36:3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9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 이사회가 내년 큰 폭의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 합병으로 사내이사가 한 명 더 추가되면서 정관 변경과 이사회 의장 교체 등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 4월1일자로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된다.

29일 기준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 등 모두 11명으로 구성됐다.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고 4개 사업부문 대표이사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구영 케미칼부문 대표이사, 김희철 큐셀부문 대표이사, 류두형 첨단소재부문 대표이사,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 등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초 출범에 맞춰 기존 9명이던 이사회 멤버를 11명으로 늘렸다. 또 사외이사 가운데 4명을 글로벌 전문가로 교체하는 등 이사회 구성에 대대적 변화를 줬다. 김창범 의장이 대표이사를 맡지 않는 등 대표이사직과 의장직을 분리하고 사외이사 구성에도 다양성을 갖추면서 이사회의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내년부터다.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되면 사내이사 한 명이 추가로 선임되기 때문이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한화솔루션의 사업부문은 기존 4개에서 6개로 늘어난다. 구체적으로 케미칼, 큐셀, 첨단소재, 전략 등 기존 사업부문에 갤러리아와 도시개발이 더해진다. 도시개발부문을 제외한 5개 부문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현재 한화갤러리아를 이끌고 있는 김은수 대표이사(사진) 역시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는 만큼 이사회 참여가 확실시된다.

한화솔루션 정관에는 ‘이사는 3명 이상 12명 이내로 하고 사외이사는 3명 이상으로 하되 이사총수의 과반수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은수 대표의 합류로 사내이사가 6명이 되면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해야 하기 때문에 한 명 더 뽑아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사내이사 6명, 사외이사 7명으로 전체 이사회가 13명이 된다. 정관 변경이 불가피한 셈이다.

이사회 규모가 비대해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들어 이사회가 강화되는 추세지만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칫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국내 기업 대부분은 이사회 규모를 7~11명으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 역시 11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한화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 역시 이사회 멤버가 9명이다.

한화솔루션이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인 현재 이사회 규모를 유지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한 명이 이사회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김창범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5명은 모두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대표이사인 만큼 이사회 참여가 당연하기 때문이다. 김창범 의장이 물러난다 해도 문제는 남아있다. 5명 대표이사 가운데 한 명이 의장직을 맡아야 하는 탓이다.

한화솔루션 사내이사 현황

한화솔루션은 올해 초 이사회를 새로 꾸리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운영함으로서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몇 년 사이 재계에서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움직임이 뚜렷한데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으면 이런 흐름에 역행하게 된다.

물론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의 박재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고 SK㈜도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을 의장으로 선임했다. ‘주인 없는 회사’로 이사회 규정이 엄격한 금융권에서는 아예 법률로 이를 규정해뒀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13조 1항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데 따른 우려도 없지는 않다. 한화솔루션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의장이 소집할 수 있다. 이사회 소집권은 이사회 의장에게 부여된 핵심 권한 가운데 하나다.

이를 외부 출신에게 주면 기업의 역동성은 물론 자율성과 독립성도 지나치게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SK㈜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소집권을 대표이사에게도 부여하면서 영향력을 유지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이사회 관련 논의는 내년에 다시 이뤄질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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