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30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수년간 M&A(인수합병)가 활발하게 이뤄진 곳 중 하나가 콘텐츠 업계다.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시장이 꽃을 피우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두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세를 불리기 위한 대형 콘텐츠 업체들이 중심이 됐다. CJ 계열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사 4곳을 산하에 두고 있고 중앙미디어그룹 계열 제작사인 JTBC스튜디오는 지난해 3개의 제작사를 인수했다. 뒤늦게 뛰어든 카카오도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M을 통해 매니지먼트사와 제작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섰다.
콘텐츠 업계의 M&A는 다른 곳과는 다른 공식이 적용된다. 대표를 보내거나 경영진 교체를 통해 피인수 회사의 DNA를 심기 위한 작업이 선행되지 않는다. 대신 인수회사의 주식을 매입하게 한다. 서로 주주가 되었으니 책임 경영 차원에서 신의를 다해 제작하라는 일종의 주식 스왑이다.
이 역시 업계의 특징이 반영됐다. 중·소형 제작사의 경우 경영진이 제작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시에 그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프라나 특정 상품을 보고 가치를 매겨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사람’을 보고 결정이 이뤄진다.
최근 JTBC스튜디오가 인수한 영화제작사 앤솔로지스튜디오가 대표적 예다. 투자·배급사 워너브라더스코리아의 최재원 전 대표가 김지운 감독, 배우 송강호 씨와 함께 설립한 회사다. 설립한 지 한 달여가 채 안 된 이 회사에 200억원을 배팅했다. 한마디로 이 세 사람의 제작 역량에 프리미엄을 주고 사들인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이 2016년 인수한 문화창고도 비슷하다. 문화창고는 배우 전지현의 소속사로 유명하다. 그러나 스튜디오드래곤이 문화창고에 주목한 이유는 소속된 박지은 작가 때문이었다. 박 작가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집필한 스타 작가로 이를 염두에 둔 인수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콘텐츠 업체들이 최우선으로 하고자 하는 게 제작 역량 강화”라며 “대형 제작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제작사까지 감독부터 작가까지 역량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결국 K-콘텐츠의 글로벌한 인기도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제작 역량을 강화해온 콘텐츠 업체 덕에 가능했다. 내년에는 더욱 몸집을 불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까지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내년 유망 업종 중 하나로 콘텐츠 업체를 주목하고 있다. 내년에는 어떤 합종연횡을 통해 시장의 승기를 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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