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기업구조개선과 '3년 더' 존속…구조조정 '고삐' 혁신펀드 '컨트롤 타워', 산은과 함께 코로나19 여파 대응
김규희 기자공개 2021-01-06 07:29:03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5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던 사무처 산하 부서인 '기업구조개선과'의 존속기한을 3년 더 연장했다. 금융당국은 기업구조개선과를 선두에 세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기에 빠진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의 고삐를 보다 조일 계획이다.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사무처 소속 기업구조개선과 관련 시행령을 최근 개정하고 조직의 존속기간을 오는 2023년 10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기업구조개선과는 2014년 신설됐다. 당시 건설, 조선, 해운 등 경기 악화로 대우건설, 한진중공업 등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신제윤 당시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구조개선정책관과 구조개선지원과를 신설했다. 정부 내 기업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로서 기업 부실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구조조정 관련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이곳에 맡겼다.
이때부터 국책은행으로서 대기업 등 굵직한 구조조정 역할을 맡고 있는 산업은행과 부실자산 관리 및 청산, 기업구조조정 지원 등 역할을 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직원이 상주하며 기업구조개선과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 신용위험도 분석 및 구조조정 지원, 주채권은행 관련 정책수립, 공적자금 관리업무도 이곳에서 맡는다.
당초 금융위 기업구조개선과는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점으로 해산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업구조조정 관련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안팎의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최근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존속기한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3년의 시간을 얻은 금융당국은 기업구조개선과에 기업구조혁신펀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지속해 맡겨 이를 중심으로 보다 선제적이고 효율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을 민간 투자를 통한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2018년 첫 조성됐다. 이전까지의 구조조정은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시장충격을 최소화했다는 이점이 있었으나 근본적인 사업구조 개선은 이뤄내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민간 투자를 중심으로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토대로 사업구조 개선 등을 수반하는 쪽으로 기업구조조정 방향을 틀었다.
2018년 조성된 1차 기업구조혁신펀드(모펀드 5415억원)는 12개 하위펀드를 약 1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20개 기업에 약 9819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2차 혁신펀드도 1조원 이상 조성하고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중견·중소기업 지원을 중점으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과거보다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한계기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채권은행의 정기 기업신용위험평가 결과 한계기업이라 할 수 있는 세부평가대상 기업수는 2019년 3307개에서 2020년 3508개로 201개(6%) 증가했다. 다만 구조조정 대상인 부실징후기업은 2019년 210개에서 2020년 157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구정한 선임연구위원은 “구조조정 대상인 부실징후기업 수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영향을 배제하고 기업신용위험평가를 한 것에 크게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잠재적인 부실징후기업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정기평가 이외에 2021년 수시평가가 이뤄질 경우 2021년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는 부실징후 기업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산하 조직으로 볼 수 있는 산업은행 역시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구조조정 부문에 힘을 실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선임부행장’ 직을 신설하고 최대현 기업금융부문장을 선임했다. 최 선임부행장은 기업금융·글로벌사업·자본시장·심사평가 등 4개 부문과 함께 기업구조조정 및 시장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들의 부실 리스크는 선제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금융권 전역으로 전염된다”며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리스크에 대비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기업구조조정 관련 역할 역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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