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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동양물산기업, 에이치엔티 사업 새판짜기 돌입④휴림로봇 지분 6.54% 처분, 운영자금 89억원 확보

김형락 기자공개 2021-01-11 09:22:32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7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동양물산기업이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이하 에이치엔티) 사업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전임 경영진이 벌여놓은 투자사업을 정리해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 회생절차를 진두지휘하면서 새로운 사업 윤곽을 그려나가고 있다.

에이치엔티는 지난 6일 보유 중인 휴림로봇 주식 전량(보통주 542만8881주)을 장내매도했다. 처분금액은 89억원이다.

에이치엔티 회생 주도권을 쥔 동양물산기업이 본업 위주로 사업을 정비하면서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에이치엔티 회생 관리인은 김도훈 동양물산기업 총괄사장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10월 에이치엔티 대표이사로 선임돼 재무개선 작업을 이끌고 있다.

휴림로봇은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에이치엔티 주력사업인 휴대폰 카메라 모듈 제조, 신규사업인 자율주행 기반 기술 개발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투자처였다.


에이치엔티는 휴림로봇 주식을 매각해 39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2019년 6월 휴림로봇 3자배정 유상증자에 50억원을 출자해 취득한 주식이다. 당시 신주 발행가액은 기준 주가에 할인율 10% 적용한 921원이었다. 이를 1년 6개월 만에 1주당 1632원에 매각했다.

에이치엔티는 앞으로 본업과 무관한 자산을 처분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캘비던글로벌M&A펀드1호 지분 57.09%(장부가액 62억원) △캘비던글로벌엠M&A펀드2호 지분 77.6%(장부가액 34억원) △위너스임페리얼전문사모1호 지분 28%(장부가액 30억원) 등을 관계기업 투자자산으로 보유중이다.

한국전자가 에이치엔티 최대주주로 있던 시절 늘어난 자산이다. 캘비던글로벌M&A펀드1호는 김종학 프로덕션 지분을 100%, 캘비던글로벌엠M&A펀드2호는 SH엔터테인먼트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사업 연관 자산은 전략적으로 처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관계회사로 분류된 CoAsia CM VINA JSC(옛 HNT VINA JOINT STOCK COMPANY)는 지분 추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에이치엔티가 보유 중인 지분은 48.95%다. 카메라 모듈을 제조하는 CoAsia CM VINA JSC는 과거 에이치엔티 핵심 자회사였다. 2018년 에이치엔티 연결 매출액 2420억원 중 93.3%를 책임졌다. 2019년 코스닥 상장사 코아시아가 에이치엔티 경영권을 외부에 넘기면서도 지분 51.05%를 117억원에 되사간 알짜 회사다.

동양물산기업 관계자는 "에이치엔티 본업과 관련 없는 투자자산은 처분하기로 했다"며 "CoAsia CM VINA JSC는 지분을 모두 매각할지 아니면 51%를 다시 매수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동양물산기업은 에이치엔티 구주 인수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계약금 6억원을 지급하고 에이치엔티 경영권만 손에 넣은 상태다. 오는 3월 중도금 55억원, 10월 잔금 35억원을 기존 최대주주인 이엔케이컨소시엄에 지급해야 에이치엔티 지분 4.67%(400만주) 거래가 끝난다. 추후 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회생절차는 이번달 안에 끝내기로 했다. 동양물산기업이 추가로 100억원을 투입해 에이치엔티 1, 2회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며 우발채무 실타래를 풀었다. CB와 연계돼 저축은행에 담보로 잡혀있던 에이치엔티 자산 처분 권한은 모두 동양물산기업으로 넘어왔다. 휴림로봇 지분도 담보로 제공된 자산 중 하나였다.

구체적인 사업 윤곽은 회생절차가 끝난 뒤 드러날 전망이다. 지금은 에이치엔티가 가진 자율주행 기술 실사를 병행하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에이치엔티는 앞서 두 차례 최대주주가 바뀌며 본업 경쟁력이 약화됐다. 알짜 자회사 지분 처분 뒤 매출 규모가 579억원(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신규사업으로 추진 중인 자율주행사업은 연구개발 단계라 매출 기여도가 미미하다.

동양물산기업 관계자는 "올해 1월 중순 정도에 회생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기술실사를 진행하며 자율주행사업을 어떻게 접목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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