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두산 출발]'주 무기' 될 친환경 에너지 사업, 어디까지 왔나개화 임박한 가스터빈·해상풍력, '비밀병기' 소형원자로도 '조명'
박기수 기자공개 2021-01-19 14:45:17
[편집자주]
2020년은 두산그룹의 사사에 남을 만한 해다. 중공업기업으로 변신한 '2기' 두산그룹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책은행에 SOS를 요청한 해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두산만의 방식으로 대처했다. 자구안 달성을 위해 오너와 회사 모두가 노력했다. 이제 두산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서 기회를 찾는 '3기 두산'으로 거듭난다. 다시 뛰기 위해서는 동력이 필요하다. 동력을 되찾기 위한 두산의 잔여 과제는 무엇인지, 또 3기 두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더벨이 취재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6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도기를 성공적으로 보냈다고 가정한 미래 두산중공업의 주력 사업으로는 가스터빈(Gas Turbine), 해상풍력, 중소형원자로, 수소연료전지가 꼽힌다. 이중 수소연료전지는 자회사 두산퓨얼셀을 통해 영위한다. 글로벌 탈원전 기조에서 '원전 해체 작업' 역시 두산중공업의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핵심은 가스터빈과 해상풍력이다. 친환경 에너지 선도 기업을 선언한 현재 시점에서 두산중공업이 내세우는 두 사업의 현재 위상은 어느 정도인지도 업계가 주목하는 관심사다.

◇세계 5번째 자가기술 보유, 사업 물꼬 튼 가스터빈
가스터빈은 복합화력(가스터빈+증기터빈)과 열병합발전소의 핵심 설비다. 기존 석탄화력발전과 대비하면 부품 제작과 교체, 성능 개선 등 모든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사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은 미국의 GE, 독일 지멘스(SIEMENS), 일본 MHPS, 이탈리아 안살도(ANSALDO) 등 4개사가 과점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3년부터 가스터빈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섰다. 341개 중소·중견기업, 20개의 대학, 3개의 정부출연 연구소 등 국내 산·학·연이 함께했다. 2017년 6월에는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업체인 ACT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2017년 7월 가스터빈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본격 제작에 착수한 두산중공업은 2019년 말 세계에서 5번째로 자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투자한 기술개발비만 4659억원이다.
다만 아직 상용화와 판매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현재 실증을 위한 김포열병합프로젝트가 가스터빈과 관련한 수주다. 수주잔고는 4428억원에 그친다. 두산중공업 역시 공시를 통해 "대형 가스터빈의 상용화를 완료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익을 실현하고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풍력 매출 비중 0.1%지만…기회 다가온다
풍력 관련 사업 역시 가스터빈 사업과 성격이 비슷하다. 작년 3분기 풍력 관련 매출은 147억원으로 두산중공업 연결 매출의 0.1%에 그친다. 가장 최근의 연간 데이터인 2019년의 경우 198억원에 그쳤다. 주력 사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그럼에도 국내 풍력 사업자 중에서 두산중공업의 위상은 높다. 2006년 3메가와트(MW)급 풍력 발전 시스템 'WinDS 3000™' 개발 착수 이후 2011년 3월에는 국내업체 최초로 국제 형식인증을 취득하면서 풍력 사업에 진출했다.
2017년 조성됐던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역시 두산중공업의 몫이었다. 국내 기업 중 대규모 상업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실적을 보유한 곳은 두산중공업이 유일하다.
정부가 밝힌 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30년 국내 풍력발전 설치용량은 17.7GW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이 중 약 14GW는 해상풍력으로 채워진다. 향후 찾아올 기회의 규모가 막대하다는 의미다. 두산중공업은 이에 발맞춰 2025년 해상풍력발전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뉴스케일(NuScale)로 점화한 중소형 원자로사업
가스터빈과 해상 풍력 외 두산중공업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비밀 병기는 바로 소형모듈원전(SMR)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말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에 대한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던 바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아 소형모듈원전을 개발하는 곳이다.
소형모듈원전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속 기후 온난화 대응을 위해 탄소 감축의 주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운용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아이다호주에 건설 중인 첫 소형 원전 프로젝트에 소형모듈원전을 공급할 예정이다. 상업운전 목표 시기는 2026년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소형모듈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 모듈(NPM)과 기타 기기 공급을 담당한다.
작년 말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뉴스케일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최종 완료했다는 소식이었다. 소형모듈원전이 미국 NRC 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한 첫 사례였다.
두산중공업은 올해부터 아이다호주에 건설 중인 소형 원전에 주단소재와 주기기 등을 본격 수주할 전망이다. 뉴스케일을 통해 미국 및 세계 시장에서 최소 13억달러 규모의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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