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IPO]초대받지 못한 IPO 강자 한국증권, 속사정은SK IET '공동' 주관 명함 탓 배제…SK그룹 신뢰 유지, 상도의 작용?
이경주 기자공개 2021-01-18 14:29:2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에 본격 착수하면서 주목되는 하우스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작년 IPO 대표주관 실적 1위를 거머쥔 전통강자지만 초대장도 받지 못했다.LG에너지솔루션이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 IET 주관사단을 모두 후보군에서 배제한 탓인데, 한국투자증권이 특히 손해다. SK IET 대표도 아닌 공동주관사 지위기 때문이다. 이 탓에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시장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SK과의 신뢰 유지에 방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 SK IET 주관사단을 제외한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에게 IPO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돌렸다. SK IET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JP모간,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다. 지난해 7월 선정됐다. SK IET 주관사단 배제는 정보유출과 이해상충 우려 탓이다.
당사자들도 어느 정도 예견했던 바였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아쉬운 표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규모가 10조~15조원에 이르는 전례 없는 빅딜인 탓이다. 역사에 남을 딜인데 수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SK IET도 대어로 꼽히지만 공모규모가 1조원 내외로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SK IET 공동 주관사 지위라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보다 손실이 크다. 통상 대표주관사가 거래소 대응과 밸류에이션 산출, 기관마케팅 등 핵심 업무를 수행한다. 공동주관사는 보조 업무를 맞는다. 때문에 발행사들이 주관사 역량을 위해 보는 리그테이블에도 공동주관 실적은 포함되지 않는다. 주식 인수 규모도 대표주관사보다 작아 수수료수익이 적다.
미래에셋대우는 SK IET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향후 SK그룹이 내놓을 후속 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SK매직과 SK건설, SK E&S, SK실트론, SK팜테코, SK루브리컨츠 등 다수가 비상장 상태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기여도 측면에서 미래에셋대우보다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힘들다.
한국투자증권이 SK IET로 아쉬움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이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본다. 작년 SK IET가 주관사를 선정 할 당시 후보들에게 경쟁사(LG)딜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즉 요청을 거부하고 SK IET를 포기할 수도 있었다.
일각에선 한국투자증권이 SK그룹에 부채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동' 지위라도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SK루브리컨츠를 대표주관했었다. 그런데 2013년과 2015년, 2018년 등 3차례나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선 만회할 기회가 필요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표도 아닌 공동 주관사 지위를 받고 LG에너지솔루션 딜을 포기하는 건 분명 손해 장사”라며 “하지만 SK그룹과 신뢰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제안을 했을 때 거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빅딜 부재…공동주관만 다수
문제는 올해 내세울 만한 빅딜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탈환한 IPO 1위 지위를 바로 내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대표주관실적 9406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빅히트와 카카오게임즈,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 등 빅딜 다수를 수행한 덕이다. 2016년 1위를 기록한 이후 4년만의 탈환이었다. 2017~2018년은 미래에셋대우가, 2019년은 NH투자증권이 1위였다.
올해는 7개의 빅딜 퍼레이드가 펼쳐지는데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딜은 없다. 1조 공모가 예상되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 IET는 모두 공동주관사 지위다. 나머지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는 주관사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까지 배제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나마 최근 4조~5조 밸류가 거론되는 한화종합화학 대표주관사로 선정돼 빅딜 공백을 일부 메웠다. 한화종합화학은 올 하반기 공모가 예상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은 빅딜이 워낙 많아 개별딜 성사여부에 따라 주관사 순위가 갈릴 것”이라며 “카카오그룹 빅딜에 대다수 관여한 KB증권의 상승세는 확정적이고, 그 외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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