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IPO]상장 전 투자 유치 병행할까분사전 프리 IPO 검토...기업가치 디스카운트 리스크 상존
강철 기자공개 2021-01-20 10:22:2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9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다. 지난해 9월 물적분할이 결정되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의 높은 기업가치를 활용해 대규모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시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IPO에 앞서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병행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기업가치 디스카운트 리스크를 감수하며 굳이 프리IPO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작년 초부터 프리IPO 타진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정성 평가를 실시한다. 다음달 초까지 주관사단을 최종 확정한 후 상장 실무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주권을 거래할 플랫폼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유력하다.
상장 업무를 총괄하는 자금파트 실무진은 지난주 8~9곳의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입찰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이 RFP를 수령했다. 이들 증권사는 빠르면 이번주 이뤄질 비대면 프리젠테이션(PT)을 앞두고 막바지 전략 수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가 지난해 12월 물적분할된 기업이다. LG화학이 지분 100%를 소유한다. 시장에선 전기차와 연계되는 2차전지의 성장 가능성을 거론하며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기업가치가 최소 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100조원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LG화학은 설비 투자금 마련을 위해 2020년 초부터 배터리 사업부의 별도 법인 설립을 검토했다. 지난해 9월 이사회에서 분할 안건 승인이 이뤄지자 시장에선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IPO를 바로 추진해 수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실제로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하기 전부터 배터리 사업부를 활용한 외부 투자 유치를 검토했다. 지난해 초 몇몇 외국계 증권사에 이와 관련한 RFP를 보내기도 했다. 이어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를 주관사단으로 선정해 물밑에서 투자자를 물색했다.
시장 관계자는 "소수의 외국계 증권사만 초청해 프리IPO 가능성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 IB들은 배터리 사업부의 가치를 27조~30조원으로 평가했는데 지금은 공모 시장에서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프리 IPO시 기업가치 디스카운트 리스크 존재
업계에선 LG화학의 이 같은 행보를 거론하며 LG에너지솔루션이 IPO와 사전 투자 유치를 병행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서는 IPO에 앞서 증설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약 22.6%다. 24.2%인 중국 CATL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1위였으나 공격적인 증설을 단행한 CATL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이처럼 치열한 점유율 경쟁은 LG에너지솔루션의 설비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IPO로 신주를 발행하거나 구주를 일부 출회하는 형태로 자금을 확보고자하는 계획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상장 예비심사 직전 단계에서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 유치 없이 기존 계획대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의 코스피 추이와 전기차 업종에 대한 시장 전망이 우호적인 만큼 공모만으로 원하는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혹여 프리IPO 단계에서 목표보다 낮은 가치로 투자를 받으면 향후 공모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금 마련이 그렇게 급하지 않다면 기업가치 리스크를 감수하며 굳이 프리IPO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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