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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갱신 면세점 승부수]현대百면세점 무역센터점, 미뤄지는 '명품관' 조성①외부 악재로 브랜드 유치 지연, 공헌금 등 수익 미실현

김선호 기자공개 2021-01-28 16:35:25

[편집자주]

면세업계가 매섭게 불어 닥친 코로나19 한파로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그럼에도 유통업계 대기업은 정부가 발급한 특허를 손에 쥐고 사업 지속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 키워드는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모두 담겼다. 그 비밀창고 문을 열고 각 면세점이 그리는 청사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국내 대형 유통사 현대백화점그룹의 후광을 받으며 면세시장에 발을 디뎠다. 모기업 현대백화점㈜의 MD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초기부터 주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겠다는 청사진도 내걸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계획했던 명품관 조성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재수 끝에 2016년 관세청으로부터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했다. 2015년 중견면세점·여행사와 힘을 합쳐 합작사를 꾸리고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실패했다. 이를 딛고 현대백화점㈜은 지분 100%의 자회사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신규 설립하고 면세시장에 재차 뛰어들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1호점 무역센터점 개점이 연기됐다. 특허를 획득한 지 1년이 지난 2018년 11월이 돼서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을 개장한 배경이다. 매출 1조원 점포를 목표로 면세사업 ‘엔진’이 본격 가동된 때다.

◇루이비통 유치 못한 MD, 난관 봉착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의 콘셉트는 ‘Full-line 명품관’이었다. 2016년 특허심사 당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관세청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루이비통, 디올, 셀린, 펜디, 지방시, 로에베, 발리 등으로부터 입점 확약(47개 브랜드)을 완료했다. 이어 고야드 등 9개 브랜드를 면세점 최초로 입점시킬 계획이었다.

자료: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물류에 대한 준비도 철저했다. 시스템, 보안시설를 비롯해 인력, 운송, 보세물류창고 등과 관련한 전문업체와 MOU를 체결 면세점 특허 획득 후 안정적으로 보세화물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후발주자인 만큼 새로운 물류창고를 확보하기 위해 CALT로지스와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보세물류창고(H블럭 9917㎡) 임대차 MOU 체결까지 해놓았다.

투자 규모는 4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운전자본 1095억원, 인테리어 및 시설투자 2155억원, IT투자 100억원, 관광인프라 및 사회환원 투자 500억원, 기타 투자 1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투자금 조달은 주요하게 모기업 현대백화점㈜의 출자를 통해 진행하고자 했다.

자료: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이러한 계획을 토대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운영 초기부터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 1차 연도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7186억원과 60억원을 달성하고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3차 연도에는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사업계획과는 달리 브랜드 유치 등 MD역량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거뒀다. 3대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루이비통 유치가 지연됐다. 디올, 로에베, 고야드 등 다수의 패션 브랜드 입점도 미뤄졌다.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 개점한지 2년이 넘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대기업으로서 충분히 루이비통 등의 명품을 유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면세시장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후발주자에 불과했다"며 "규모의 경제 실현이 중요한 면세시장에서 단일 점포만으로는 실적 개선을 이뤄내기 힘든 구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MD 유치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동대문점과 인천공항점을 열어 점포수가 3개로 늘었고, 매출도 1조5000억원을 달성한만큼 해외 MD유치도 긍정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업이익 20% 사회환원' 계획 힘들어지나

2017년 중국 경제보복에 의한 영업환경 악화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실적이 기대를 밑돌았다. 1차 연도부터 흑자를 달성하고자 했지만 면세사업을 시작한 이후 줄곧 적자경영이 이어졌다.


당초 계획했던 사회환원에도 차질이 생길 수 없는 이유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사업계획서를 통해 영업이익의 20%를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었다. 사업계획에 따른 5년 누계 영업이익 규모을 감안할 시 총 사회환원금은 약 500억원에 달했다.

자세히는 관광인프라·콘텐츠 개발지원 300억원, 지자체 및 관광관련 유관기관 지원 100억원, 사회적 배려대상 기부 100억원 등을 집행할 계획이었다. 앞서 특허를 획득한 경쟁사에 비하면 500억원이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흑자를 통해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적자경영을 이유로 계획한 만큼 사회환원을 하지 못하거나 금액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사회환원 계획대로면 적자경영 시 사회환원은 '0원'이 되는 셈이다.

이는 면세사업 3500억원과 사회화원 500억원을 포함해 총 4000억원을 투자해 4만6000명 신규고용과 6조7000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포부와는 달라진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면세점협회가 중소·중견면세점 지원을 위해 대기업 사업자로부터 상생협력기금을 모을 때에도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적자경영을 이유로 기부금 규모를 줄이고자 했다”며 “사업초기부터 수익을 창출해 사회환원금을 마련하고자 했던 계획 자체가 무리였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사업계획서 제출 당시 예상치 못했던 한한령이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면세영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동대문점과 인천공항 출점 등 사업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나가고 계획대로 사회환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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