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기로' 승기 잡아야, 시장 재편 노림수 [특허갱신 면세점 승부수]기간연장 '문턱' 넘은 롯데·신라·신세계, 후발 '현대百' 확장 속도
김선호 기자공개 2021-01-21 07:54:13
[편집자주]
면세업계가 매섭게 불어 닥친 코로나19 한파로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그럼에도 유통업계 대기업은 정부가 발급한 특허를 손에 쥐고 사업 지속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 키워드는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모두 담겼다. 그 비밀창고 문을 열고 각 면세점이 그리는 청사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0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면세시장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전망이다. 한파를 이기지 못한 탈락자들의 매출을 생존자들이 흡수하고 시장 주도권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를 노리고 대기업 면세점들은 모두 정부가 발급한 특허장를 놓지 않고 있다.국내 면세시장의 성장 역사는 3개 시기로 구분된다. 1980~1990년대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던 시기로 ‘산업 개척기’에 해당한다. 이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성장 집중기(2000~2010년대)’를 맞았다.
대기업 면세점들은 이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내 시장이 치열한 경쟁으로 포화하면서 해외에서 추가 성장 동력 마련을 모색했다. 국내 면세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 ‘선진화 도약기(2020년대 이후)’에 접어들었다.
◇발목 잡은 제도 '개정', 잇단 사업 연장
성장 집중기에서 점차 선진화 도약기로 넘어가던 과정에서 2018년 12월 이뤄진 관세법 개정은 시장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2013년 폐지된 면세점 특허 갱신제도가 부활하면서 유효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된 덕에 사업자들은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면세점 각 지점별 특허기간(5년)이 만료될 때마다 신규 입찰 경쟁을 치러야 했다. 주요 점포의 특허를 경쟁업체에 빼앗길 수도 있는 불안감이 존재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았던 이유다. 실제로 SK네트웍스가 운영한 워커힐면세점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관세법 개정 후에는 입찰 경쟁을 치르지 않고 5년마다 진행되는 갱신심사 ‘허들’만 넘으면 됐다. 실제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 서울·제주점과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 부산점, 중소·중견업체 엔타스듀티프리 파라다이스시티점이 순차적으로 특허를 갱신했다.
갱신 심사는 크게 2가지를 평가한다. 제시했던 목표와 계획에 따른 이행정도와 향후 5년 동안의 사업계획이 그것이다. 이를 대상으로 특허심사위원은 각 평가항목에 의거해 점수를 매긴다. 이행내역 1000점, 사업계획 1000점에서 평가 대상 면세점들은 각 커트라인 600점만 넘으면 됐다.
◇‘위기는 기회’ 생존자가 주도권 잡는다
주요 면세점들이 특허를 갱신하는 동안 2020년 코로나19 한파가 불어 닥쳤다. 대규모 출혈이 발생하면서 체력이 약한 중소·중견업체들이 면세사업을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는 해외를 비롯한 국내 면세시장의 최악의 시기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기업 면세점들은 '버티기'에 돌입했다. 적자가 크거나 미래 성장성이 없는 해외 사업을 정리하는 동안에도 국내 점포는 모두 특허를 갱신하고 유지했다. 방역 등의 문제로 잇따라 휴점하면서 출혈이 발생했지만 국내 시내면세점만은 특허장을 쥔 채 놓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한파만 지나고 나면 여행시장이 회복되고 이에 따라 면세시장 또한 자연스레 이전과 같은 실적을 낼 것”이라며 “시기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위기를 견딘 소수의 사업자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특히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무역센터점에 이어 동대문점, 인천공항점을 개점하면서 외형을 확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후발주자이지만 위기에도 불구 빠른 외형확장을 통해 선두주자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포스트 코로나19’ 면세시장에서는 생존한 자만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물론 생존자를 쉽게 가늠할 수는 없다. 다만 각자 보유한 경쟁력과 사업전략이 담긴 사업계획서를 통해 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면세점들은 특허갱신 시 지난 5년 동안의 평가서와 향후 5년의 계획이 담긴 사업계획서를 관세청에 제출해야한다.
면세점 제도개선을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원칙으로 특허심사에서는 면세사업을 잘 할 수 있느냐와 이를 통해 상생과 사회환원 등 제시했던 계획과 목표를 충실히 해낼 수 있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면세점이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주요하게 평가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