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카카오]오너 ESG위원장의 지배구조 감시 가능할까환경·사회 이슈에 초점, '자녀 근무' 케이큐브 견제 기능 한계
최필우 기자공개 2021-01-27 07:38:3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6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두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한 데 이어 두 자녀의 ㈜케이큐브홀딩스 근무 사실이 알려졌다. 김 의장의 100% 개인 회사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지분 11.22%를 보유해 오너의 지배력을 뒷받침하는 곳이다. 지배구조 핵심인 만큼 이달 신설된 ESG위원회가 들여다 봐야할 대상이다.다만 구조적으로 EGS위원회의 지배구조 감시 및 견제 기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E(환경), S(사회)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G(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질 때는 반쪽자리 위원회가 될 수 있다.
26일 ICT업계에 따르면 김 의장의 자녀 상빈·예빈씨는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 중이다. 이들은 이달 김 의장으로부터 카카오 주식 6만주(지분율 0.07%) 씩을 증여 받았다. 카카오는 근무와 증여가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선을 그었으나 향후 김 의장 의중에 따라 경영권 승계가 얼마든지 가능한 만큼 의구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카카오 지분에서 나오는 배당을 원천 삼아 김 의장 자녀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급여가 누적되면 추후 김 의장이 카카오 또는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증여를 마음먹을 경우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경영권 또는 지분 승계 과정을 중립적인 시각에서 관리감독할 체계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카카오는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목적으로 지난 12일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제정하고 ESG위원회를 출범시켰으나 위원회 수장을 김 의장이 맡았다. 오너 스스로 본인이 지배하는 기업의 지배구조 감시 활동을 총괄하는 셈이다.
김 의장은 ESG위원회 설립과 운영을 진두지휘하면서 사회책임경영 실현 의지를 피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IT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화두로 떠오른 인권 보호, 이용자 정보 보호, 인공지능(AI) 윤리 등을 오너이자 창업자인 본인이 솔선수범해 챙긴다는 의도다. 친환경 데이터센터 설립 등 환경 관련 이슈도 ESG위원회 소관이다. 다만 오너가 위원장 역할을 자처하면서 ESG위원회의 지배구조 투명성 담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오너가 ESG위원회 또는 거버너스위원회를 이끄는 사례는 흔치 않다. 국내 대기업 중 선제적으로 ESG 경영을 강화했다고 평가 받는 SK그룹은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SK㈜ 이사회의 거버넌스위원회에 적을 두지 않고 있다.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을 뿐 거버넌스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6명)로 구성해 거리를 뒀다. 총수 구속 사태와 맞물려 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 출범한 삼성전자 거버넌스위원회도 전원 사외이사(6명)로 구성돼 있다.
카카오와 IT 기업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해 3분기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현재 이인무 사외이사가 ESG위원장을 맡고 있다. ESG위원회에 속해 있는 변대규 기타비상무이사, 정의종 사외이사도 외부 인사로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위치에 있다. 사측 인사로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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