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의 도전 '최장수 KT&G 사장' 성공할까 연임시 민영화 이후 최장 기록, 외인 기관 표심에 좌우
전효점 기자공개 2021-01-28 08:10:1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5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복인 KT&G 사장(사진)은 올해 2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결과는 다가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표심이 공과가 혼재된 지난 3년간의 중임기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달려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KT&G 이사회가 최근 사장추천위원회 소위 활동을 시작하면서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백 사장이 2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다.
백 사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찬성표를 모으게 되면 역대 KT&G 최장수 수장으로 등극하게 된다. 2015년 민영진 전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면서 그해 10월 자리를 물려 받았다. 2018년 3월에는 중임에 성공했다.

KT&G의 대표이사 사장 선출 구조는 다른 기업과 비슷하지만 다소 차이가 있다. KT&G는 공기업이던 한국담배인삼공사를 전신으로 민영화가 진행된 만큼 압도적인 최대주주가 없다. 대신 기관과 외인 주주 비율이 높다.
최대주주는 1월 현재 KT&G 지분 11.5%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다. 그외 작년 기준 5% 이상 주주로 각각 7.9%와 7.7%를 보유한 미국 투자자문사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First Eagle Investment Management)와 중소기업은행이 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펀드(BlackRock Fund Advisors)도 5.6%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율은 전체 의결권 있는 주식수의 3분의 1을 웃돈다. 나머지 3분의 2는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주주 구성 현황을 고려하면 2연임에 성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르게 분포하는 5% 이상 주주들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경영 능력과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실제로 백 사장이 중임에 도전했던 2018년 3월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의 표심 획득은 쉽지 않았다. 2017년 배임수재 혐의가 증거 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되자마자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관련 회계 처리 논란이 불거졌다.
2018년 주총을 코앞에 둔 당시 2대 주주인 중소기업은행이 이례적으로 연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기업은행은 사추위가 외부인사를 후보자격에서 배제하고 공모기간도 짧아 추천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반대 이유를 밝혔다. 당시 KT&G 지분 9.6%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은 '중립' 의견을 냈고, 국내외 의결권자문기구 아이에스에스(ISS),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기업지배구조원이 모두 반대 명분이 약하다는 의견을 냈다. 결과적으로 그는 당해 주총에서 70% 찬성률로 재선임에 성공했다.
올해 분위기는 어떨까. 우선 내달까지 후보를 확정해야 하는 사추위에서 백 사장이 단독 후보가 될지, 제2의 후보가 나올지에 따라 재임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단독 후보로 상정된다고 해도 주총 당일까지 외인 및 기관 주주들의 표심이 어떤 방향으로 수렴될 지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
주주들은 백복인 사장이 이끌어온 KT&G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까. KT&G는 외국인지분이 큰 만큼 이들의 표심이 중요하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ISS 등과 같은 해외의결권 자문사들의 조언에 따르고 있다. 국민연금과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의 조언을 참고해 자체 의견을 확정한다.
최근 3년 간의 중임기 동안 그의 공과는 혼재돼있다. 인도네시아 트리삭티 법인 회계 부정건은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이 '고의성이 없는 중과실'로 최종 결론을 냈다.
실적은 청신호가 켜졌다. 전략통으로 알려진 백 사장의 경영 능력이 이끌어낸 성과다. 지난해 초까지 지연된 중동 대리상 알로코자이와의 재계약이 전향적인 조항들과 함께 일단락됐다. 뒤이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날과의 파트너십이 체결되면서 전자담배도 수출길을 열었다.
백 사장으로선 4년 전 창립 30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해외수출과 경영 혁신을 강화해 제2의 도약을 이끌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셈이다. 당시 그는 2025년까지 '글로벌 톱4 담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도 선포했다. 이후 KT&G는 목표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반면 주가는 실적 반등세와는 달리 여전히 저평가를 받고 있다. KT&G는 매년 배당금을 높이면서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표심을 호소하는 중이다. 그러나 주가는 2014~2015년 수준으로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현재 사추위가 구성되고 백 사장이 재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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