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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증명한 '외부인재' 이상엽 현대디자인담당 전무 FAI '올해의 디자이너' 선정, 모빌리티 기업 도약 위한 한 축 담당

유수진 기자공개 2021-01-29 08:24:4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엽 현대디자인담당 전무가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용병술'에 눈길이 쏠린다. 정 회장이 직접 영입을 추진해 꾸준히 힘을 실어준 외부 출신 인재가 가치를 증명해 낸 셈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정의선 시대'가 본격화된 현대차그룹이 외부인재 영입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랜 기간 유지해온 순혈주의 전통을 깨고 공격적으로 인재 수혈에 나선 상태다.
이상엽 전무 <출처:FAI 홈페이지>

현대차는 이상엽 전무가 26일(현지시간) '제36회 프랑스 국제자동차페스티벌(FAI)'에서 '올해의 디자이너'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이 전무가 올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표를 몰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자동차페스티벌은 매년 뛰어난 디자인의 콘셉트카 등을 전시하고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와 예술 프로젝트, 최고의 디자이너 등을 뽑는 행사다.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올해의 디자이너'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통해 인상적인 업적을 이룬 인물에게 수여된다. 작년에는 이언 칼럼 재규어 전 디자인 총괄이 이 상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에서 디자인경영담당을 맡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 사장도 2014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들은 이 전무가 콥셉트카 프로페시를 통해 보여준 디자인이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페시는 현대차의 전동화 비전을 대표하는 모델로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한 차원 높인 미래 전기차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전무의 활약이 눈길을 끄는 건 정 회장이 직접 영입을 추진한 인재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이 전무가 현대차에 합류한 2016년은 지금과 달리 현대차그룹이 외부인재 영입에 훨씬 소극적이었던 때였다.

정 회장은 외부인사 영입시 충분히 시간을 갖고 철저한 검증 작업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두르지 않고 해당 인물이 현대차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하는지, 합류 후 조직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의미다. 이 전무 영입도 이 같은 절차를 거쳐 성사됐다.

사실 이 전무는 현대차에 오기 전부터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인정받는 디자이너 중 한명이었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범블비 차량을 디자인하며 크게 이름을 알렸다. 1969년생으로 홍익대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트센터 디자인대학 자동차 디자인학과를 마쳤다.

이후 1999년 GM에 선임디자이너로 입사한 뒤 카마로와 콜벳 스팅레이 등 콘셉트카 디자인을 주도했다. 2010년 폭스바겐과 2012년 벤틀리를 차례로 거치며 다양한 브랜드의 선행디자인을 이끌었다. 정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현대차로 둥지를 옮긴 건 2016년이다. 2018년 10월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로 승진했고 현재 현대디자인담당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 회장은 단순히 영입에 그치지 않고 이 전무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부여했다. 이 전무는 2018년 12월 팰리세이드 발표회와 2019년 3월 신형 쏘나타 발표회 등 대외적인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수립하고 이를 외부에 알리는 역할까지 맡고 있는 셈이다.

작년 초 미국 LA에서 열린 CES에 정 회장, 지영조 사장(전략기술본부장), 신재원 사장(UAM사업부장) 등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미래 비전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를 두고 정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모빌리티 사업을 이끌어 갈 인물로 세 사람이 낙점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무는 "다양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디자인으로 현대차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의무를 계속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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