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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 역대 최저금리 유력…녹색채권 프리미엄? [Deal Story]모집금액 1500억에 1조9620억 주문 확보, 연기금도 참여…예상 웃도는 흥행

이지혜 기자공개 2021-01-29 15:23:1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렌터카가 A0급 공모 회사채 중 최저금리를 기록할 수도 있다. 수요예측에서 2조원 가까이 주문을 받았다. 금리만 놓고 보면 AA급에 버금간다. 일반적으로 연기금 등 주요 투자자가 A급에 참여하는 사례가 많지 않지만 SK렌터카는 예외였다.

SK렌터카의 수요예측 흥행을 단순히 펀더멘탈이나 연초효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녹색채권이라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결정적 요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이 ESG 관련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이 여기에 대응하고자 이번 수요예측에 앞다퉈 뛰어들었을 수 있다.

◇투자수요 2조원 육박, A0 공모채 역대 최저 금리?

SK렌터카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7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1500억원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3년물에 1조1850억원, 5년물에 7770억원 등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1조9620억원에 이르렀다.

금리도 공모희망금리밴드 하단보다 낮다. 모집금액 기준으로 개별민평금리 대비 3년물은 -27bp, 5년물은 -60bp에 투자수요가 형성됐다.

한국자산평가, KIS채권평가, NICE P&I, FN자산평가 등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에 따르면 22일 기준 SK렌터카의 개별민평금리는 3년물이 1.71%, 5년물이 2.43%다. 수요예측 가산금리를 적용하면 3년물 조달금리는 1.44%, 5년물은 1.83%가 나온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이는 3년물과 5년물에서 A0급 사상 역대 최저금리에 해당한다.

연기금도 SK렌터카의 3년물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연기금이 A급 공모채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주관사단은 SK렌터카가 이번에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데다 향후 친환경 모빌리티 대여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펀더멘탈이 좋다는 점 등을 부각시켜 연기금의 참여를 끌어내고자 노력했는데 성과를 본 셈이다.

SK렌터카의 수요예측 흥행을 놓고 투자은행업계는 예상을 한참 뛰어넘었다고 평가한다. 물론 펀더멘탈이 좋은 데다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있어 오버부킹은 일찌감치 예견됐던 일이다. 더욱이 올해 초 시장은 유동성은 풍부한 반면 공모채 물량이 많지 않아 연초효과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SK렌터카의 조 단위 흥행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하는 신용평가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국내 자동차렌탈시장 1위 기업과 시장점유율 격차가 크지 읺다”며 “실적성장세, SK그룹과 시너지 등을 고려해도 설명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말했다.

◇연초효과만으로 설명 불가, 그린 프리미엄?

그린 프리미엄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린 프리미엄은 녹색채권으로 발행할 때 조달금리가 일반 회사채보다 낮게 책정되는 것을 뜻한다.

또다른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SK렌터카가 이번을 시작으로 녹색채권 발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주목을 받았다”며 “국민연금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SRI채권의 지속가능성에 확신이 생기면서 투자자가 몰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SRI채권은 친환경이나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에만 자금을 쓸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이 여기에 해당한다.

SK렌터카는 이번 공모채 중 5년물을 녹색채권으로 발행한다. SK렌터카의 녹색채권은 한국신용평가에서 최고등급인 GB1을 받았다. 한국신용평가의 인증보고서에 따르면 SK렌터카는 앞으로 렌탈차량을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으로 모두 바꾸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에 녹색채권으로 조달되는 자금도 전기차 구매재원으로 쓰인다.

SK렌터카의 이번 녹색채권 발행은 일회성 행보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태원 회장 주도로 SK그룹 전체가 ESG 경영을 목표로 내걸었다. SK렌터카 새 수장으로 취임하는 황일문 대표이사는 그룹 전략가로서 이런 목표를 실행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황 대표는 전기차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련 사업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더욱이 국민연금이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점진적으로 기금의 절반을 SRI채권이나 ESG 관련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SRI채권 투자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자 주요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SK렌터카 회사채에 몰렸다는 것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SK렌터카가 성공적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한 데 힘입어 SRI채권 발행을 검토하는 SK그룹 계열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가 SRI채권 발행과 투자기조가 자리잡는 원년일 것“이라고 말했다.

SK렌터카는 SK그룹에서 두 번째로 SRI채권을 발행한 계열사다. 2019년 SK에너지가 5000억원 규모로 녹색채권을 발행하면서 그룹 SRI채권 발행의 물꼬를 텄다.

한편 SK렌터카는 이번 공모채를 2월 4일 발행한다. 대표주관사는 SK증권과 키움증권이다. 인수단으로는 KB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녹색채권이 아닌 3년물은 기존 만기 도래 차입금을 차환하고 일반 렌탈차량을 매입하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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