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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든든한 뒷배는 '자사주'? 금호석화 자사주 18.35%, 경영권 분쟁 시 지배력 강화 수단 활용

박상희 기자공개 2021-01-28 10:14:33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상무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사진)과의 공동 보유 관계 해지를 선언했다.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박 상무가 본격적으로 박 회장과 경영 상의 뜻을 달리하겠다고 밝힘 셈이다.

재계는 금호석유화학 지분이 6.69%에 불과한 박 회장이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할 경우 자사주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자사주 비율은 18.35%에 이른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경영권 분쟁시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매각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를 전량 박 회장의 우호세력에 매각할 경우 박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를 확보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 최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박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6.69%에 불과하다. 박 회장의 자녀인 박준경 전무와 박주형 상무가 각각 7.17%, 0.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최대주주는 박 상무로 10%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등을 모두 합친 최대주주 지분율이 24.87%다.

10%를 보유한 박 상무가 박 회장에게 등을 돌리면 박 회장 측 지분율은 15%에 그친다. 박 상무가 우호세력을 확보할 경우 지분율 격차는 금방 좁혀질 수도 있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되는 게 자사주의 존재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할 경우 박 회장이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 자사주 18.35%를 우호세력에 넘길 경우 박 회장 측 지분율은 33.22%로 상승한다. 박 회장 입장에선 혹여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자사주가 든든한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박 상무는 27일 금감원에 기존 대표보고자와 공동보유관계 해소에 따른 특별관계 해소 및 대표보고자 변경으로 인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했다. 기존 대표보고자는 박 회장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41조에 따르면 '공동보유자'란 본인의 합의나 계약 등에 따라 주식등을 공동으로 취득·처분하거나, 주식 등을 공동 또는 단독으로 취득한 후 그 취득한 주식을 상호양수도하거나,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한 자를 말한다.

박 상무의 공시는 박 회장과 더 이상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10여년 전 시작됐을 것으로 보이는 공동경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박 회장과 박 상무는 2010년 즈음 공동 경영에 합의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2009년 7월 말 친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과의 갈등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박 회장은 이듬해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비슷한 시기에 조카인 박 상무도 금호석화로 둥지를 옮겼다. 그 이전까지 박 상무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으로 근무했다.

재계는 박 상무가 공동 보유 관계 해지 공시에 앞서 박 회장과 이에 관해 사전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박 상무의 공동 경영 파기를 받아들인 것은 '자사주'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이와 관련 "특수관계인 제외 관련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간 사전 협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상무는 주식 보유 목적으로 '단순 투자'나 '경영 참여'가 아닌 '주주권 행사'를 앞세웠다. △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 분할 및 분할합병 등에 주주로서 자신의 권리를 적극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이와 맞물려 금호석유화학 측에 배당 확대와 사외이사 교체를 요구하는 주주제안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을 확대할 경우 개인 최대주주인 박 상무가 가장 많은 배당금을 챙겨간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멤버도 아니다. 오너일가 중에서는 박 회장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 상무 측 사외이사를 추천해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박 상무가 보유한 10% 지분율만으로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 박 회장이 활용할 자사주에 맞설 수 있을 정도의 우군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주주총회 등에서 원하를 바를 관철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철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인 것은 맞지만 박 상무 지분을 제외하더라도 자사주 등을 포함한 박찬구 회장의 실질 지배력은 30%가 넘는다"면서 "박 상무가 박 회장에 등을 진 것이 확실하다면 뭔가 믿는 카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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