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이랜드FC 놓지 못하는 사연 '그룹 시너지' ‘이랜드스포츠’ 지원 지속, 계열사 마케팅 효과 기대
정미형 기자공개 2021-01-29 08:07:38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은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며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는 곳이다. 그룹 내 비즈니스와 연계한 콘텐츠 개발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석이다.이랜드FC는 서울을 연고지로 2014년 창단한 프로축구단이다. 국내 2부 축구 리그인 K리그2에서 활동하고 있다. 창단 당시 1995년 수원 삼성 블루윙즈 이후 20여 년 만에 대기업이 프로축구팀을 운영한다고 나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창단과 함께 그룹 부회장이자 오너일가인 박성경 이랜드복지재단 이사장이 구단주를 맡았다. 이랜드FC에 대한 오너가의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이사장은 2019년 부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구단장을 맡았다. 구단장을 맡는 동안 축구 경기를 관전하거나 훈련구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는 등의 활동도 마다치 않았다.
이랜드그룹이 지난 몇 년간의 유동성 위기와 이를 타개하기 위한 기업구조 개편에도 이랜드스포츠만은 계속해서 남겨뒀다. 이랜드스포츠는 이랜드FC를 운영하는 법인이다. 프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법인이 흑자 경영을 유지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이랜드스포츠에도 그룹의 적지 않은 지원이 뒷받침됐다.
최근에도 이랜드스포츠에 대한 자금 수혈이 이어졌다. 이달 26일 모회사인 이랜드월드가 운영자금으로 35억원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스포츠는 적자가 지속되고 현재 자본잠식 상태라 그룹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으며 축구단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이어진 지난 몇 년간 축구단 운영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지만 이랜드그룹은 실보다는 득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우선 이랜드그룹의 축구단 운영은 그룹 비즈니스를 연계해 선보일 수 있는 최적의 장이라는 분석이다. 이랜드그룹은 패션과 유통 사업뿐만 아니라 외식, 여행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축구단 운영에 필요한 각종 굿즈를 디자인해 판매할 수 있고 스포츠 브랜드와도 연계 판매가 가능하다.
게다가 홈구장인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경기가 있을 때마다 푸드트럭 등을 통해 각종 외식 콘텐츠도 선보일 수 있다. 외식사업체인 이랜드이츠의 신메뉴 시험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구장이 하나의 대형 마케팅 장소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미 이랜드FC의 굿즈와 푸드트럭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화권 사업을 주로 하는 이랜드그룹의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축구는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내 성공적으로 진출한 국내 대표적 기업이다. 중국을 넘어 홍콩과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도 진출하며 현지 기업들과도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때 축구는 중요한 비즈니스 연결고리가 됐다. 중화권 및 동남아권 업체들은 국내 방문 시 축구 경기를 꼭 관전한다는 게 이랜드그룹 측 설명이다.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축구단 운영은 기여할 게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랜드그룹이 이랜드FC 시작과 함께 영입한 전문가가 지역 상생 전문가였다. 일본 같은 경우 축구단이 지역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어 지역과 상생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이랜드그룹도 연고지인 서울과 상생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어 사회 공헌하겠다는 목표다. 그간 송파구, 강동구 등 지자체나 중소 스포츠클럽 등과 협약 등을 맺어 온 게 그 일환이다.
최근 이마트가 SK와이번스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이랜드의 축구단 운영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마트도 야구단 운영을 통해 이미지 제고와 오프라인 유통의 결합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FC는 패션 회사가 스포츠를 만나 젊은 마케팅을 펼쳐 나가는 등 신선한 시도를 많이 해나가고 있다”며 “향후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올라가게 되면 FC서울과 더비매치를 하는 등 더욱 재밌는 이슈들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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