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캐피탈사도 레버리지배율 8배 '리스크 선제관리'카드사와 동일 잣대 적용, 단계적 규제 강화 거론…영업확장 제한↑
이장준 기자공개 2021-02-05 07:40:52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규제를 강화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사전에 관리 감독을 엄격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캐피탈사가 자본 확충이나 자산 매각을 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주고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3일 금융위원회는 2021년 금융산업국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제2금융권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1분기 중 유동성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을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에 도입하고 4분기부터는 금융감독원이 주기적으로 평가할 방침이다.
특히 할부금융·리스업 등을 영위하는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배율(총자산/자기자본) 기준치를 보수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당국은 여전사의 외형 확대 위주의 경영을 제한하기 위해 레버리지배율 한도를 두고 있다. 캐피탈사는 여전업법상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10배의 범위에서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배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
지난해 당국은 카드사에 적용하던 레버리지배율 한도를 기존 6배에서 8배로 늘려준 바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실물경제 지원 역량을 강화하라는 취지에서다. 당국은 이번에 레버리지배율을 카드사와 동일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똑같이 8배이지만 카드사와 달리 캐피탈사는 규제가 강화된 셈이다.
이는 지난해 3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회사채 시장 불안이 커지며 신용등급 'A+' 이하 여전채는 순상환된 영향이 컸다. 캐피탈사들은 채권시장안정펀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지원에 힘입어 위기를 극복했다. 작년 11월부터는 여전채의 순발행 규모가 많이 증가할 정도로 안정됐다.
레버리지배율이 규제치에 다다르면 신용등급을 받을 때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 입장에서는 신용등급이 곧 조달 금리와 직결된다. 신용등급이 오르면 조달 비용이 줄어 수익성도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 시장 전반적으로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사가 지난해 일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국에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해왔다"며 "아직은 코로나19 여파도 있고 취약 계층에 대한 서민금융 지원도 하기에 서둘러 규제를 강화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당국에서도 올해 캐피탈사의 레버리지배율 한도를 8배로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시적으로 9배로 낮춘 뒤 추가 인하하는 방식도 내부적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바로 레버리지 규제를 8배로 낮추기엔 부담이 있어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가는 방안 등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BNK·DGB·KB·NH·신한·우리금융·하나·한국캐피탈 등이 레버리지배율 8배를 초과하는 상황이다. 이들 캐피탈사는 추가로 자본을 확충하거나 영업자산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무분별한 영업 확장을 막고 유동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한다"며 "다만 캐피탈사가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는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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