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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워치]KB금융, 은행·여전사 신용 포트폴리오 집중 관리임필규 부사장 "코로나19 장기화 대비 시장·유동성리스크 점검"

이장준 기자공개 2021-02-09 07:47:1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8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는 코로나19 여파 장기화 시 신용리스크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과 여신전문업권 계열사의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실물 경기 회복이 더뎌져 자본시장 부문 시장·유동성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비할 방침이다.

KB지주는 작년 말 그룹의 리스크관리 수장을 새로 선임했다. 임필규 KB지주 신임 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CRO·사진)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 KB금융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임 부사장은 "올해 신용 포트폴리오 관리를 최우선순위로 두고 리스크 정책을 수립했다"며 "자산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은행업, 여전업 계열사들의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용리스크(credit risk)는 거래 상대방이 계약의 이행을 거부하거나 이행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잠재적인 손실을 말한다.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 여신을 주요 비즈니스로 삼은 계열사들이 특히 노출되기 쉬운 리스크다.

그는 "CCR, NPL비율,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지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세부적으로는 코로나19 영향도 점검을 실시하고 신용도 점검 대상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직 KB금융의 자산 건전성 지표는 상당히 우량하다. 그룹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0.41%를 기록했다. 2016년(0.86%)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금융지주 중에서는 하나금융(0.4%) 다음으로 낮았다. 작년 말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의 연체율도 각각 0.17%, 0.94%로 지속해서 낮아지는 추세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은행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높은 중소기업, 소호(SOHO) 등 대출을 늘렸으나 부실자산은 되레 줄었다. 최근 몇 년 간 부실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우량 등급 위주 여신을 확대하면서 획기적으로 자산의 질적 성장을 이룬 덕분이다.

KB국민은행의 기업 부문 NPL은 작년 9월 말 기준 6749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말 1조4297억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룹 차원에서 여신 자산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여신·심사정책 정교화하려는 노력이 빛을 발했다. 또 위기상황분석을 실시해 시나리오별 발생 가능한 손실 규모를 추정하고 대응책을 수립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26%를 기록했다. 앞서 4년간 0.2~0.22%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KB금융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1조43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관련 추가 충당금 3770억원을 제외하면 1년 전(67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6660억원 수준이다. 그룹 CCR 역시 이를 제하면 예년과 유사한 0.2% 수준이다.

KB금융은 이들 건전성 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코로나19 회복 시점이 늦어질 경우 리스크 전이에 대비할 방침이다. 그는 "국내외 경기 회복이 더딜 경우 실물경기와 금융시장 간 디커플링(decoupling)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본시장 부문의 시장리스크와 유동성리스크 역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컨트롤타워 역할은 그룹 리스크관리협의회가 수행한다. 그룹 리스크관리 정책 방향, 리스크 제한도 설정 등 주요 사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급변하자 수시로 회의를 소집해 계열사 신용·시장·유동성리스크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했다.

*KB금융그룹 2020년 경영실적 자료 참고

임 부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선제적이고 전사적인 관점에서 리스크관리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존의 통제·사후대응 위주 체제에서 벗어나 사전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그는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려면 과거 신용 부문에 집중된 리스크관리의 커버리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궁극적으로 리스크관리가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가장 중요한 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산 건전성 외에 수익성과 성장성, 자본적정성까지 총망라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과 보고 문화에도 혁신을 도입하려 한다. 실무자가 자발적으로 리스크 이슈를 발굴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리스크 문화를 제고하는 게 핵심이다. 임 부사장은 "기존에는 지시에 따르는 수동적 업무 문화가 몸에 배어 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향식(Top-down)에서 상향식(Bottom-up)으로 문화를 바꿔나가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농업경제학과와 동 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졸업했다. 2015년 KB국민은행 광화문지점장을 지낸 이후 이듬해부터 2018년까지 줄곧 KB지주에서 준법감시인을 담당했다. 2019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KB지주 HR총괄(CHO)을 담당했다. 작년 말 전임자였던 서남종 부사장은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전하면서 리스크관리총괄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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