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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턴어라운드' 씨앗운용, 어두운 터널 지났나 [인사이드 헤지펀드]올 수익률 12% 상회, 누적수익률 플러스 전환…자금유출 속도 둔화

이민호 기자공개 2021-02-25 08:58:2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13: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앗자산운용 펀드들이 올해 들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며 누적수익률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 모두에서 연중 부진하며 대부분 펀드의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 10%까지 주저앉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씨앗자산운용 펀드가 올해 들어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국내증시 폭락으로 한 차례 꺾였던 수익률이 하반기 증시 회복에도 오히려 하락하며 11월까지 대부분 펀드의 누적수익률이 -10%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2018년 1월 ‘멀티-仁(인)’과 ‘멀티-眞(진)’을 처음 내놓은 이후 2019년 10월까지 17개 헤지펀드를 공격적으로 내놨지만 지난해에는 단 한 건도 내놓지 못했다. 수익률 부진에 자금유출도 잇따랐다. 2019년말 5796억원이었던 씨앗자산운용 전체 펀드설정액은 지난해말 2568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씨앗자산운용은 멀티헤지롱숏의 단일 전략을 구사한다. 지난해 증시 회복 구간에서 롱 포지션을 취했던 포트폴리오 종목들이 코로나19 여파를 털어내지 못하고 상승폭이 제한되거나 오히려 하락한데다 변동성 제어를 위한 숏 포지션에서도 고배를 마시며 펀드수익률이 추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수익률 반등의 기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2월부터다.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코스피지수를 밀어올리면서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씨앗자산운용의 롱 포지션 종목들도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펀드에 편입하고 있던 IT와 반도체 관련 종목에서 주가상승률이 우수했으며 일부 중소형주에서도 수익 기여도가 높았다.

12월 한 달간 3~4%의 수익을 거둔 씨앗자산운용 펀드들은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1월 한 달간 6~7%의 수익을 쌓았고 2월 들어서도 이번달 19일까지 6%대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2018년 설정돼 2019년 연중 수익을 쌓을 기회가 있었던 ‘멀티-仁’, ‘멀티-眞’, ‘멀티-信(신)’은 누적수익률 20%을 웃돌고 있다. 2019년말까지만 해도 30%가 넘는 누적수익률을 기록하며 자금몰이에 톡톡히 기여했던 펀드들이다. 가장 최근인 2019년 10월 설정된 ‘멀티-超(초)’와 ‘멀티-刻(각)’도 플러스 누적수익률에 재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수익률을 회복하자 환매하려는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지난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과 비교해서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일부 펀드에서는 소폭 자금유입도 재개되고 있다. 이번달 19일 씨앗자산운용 전체 펀드설정액은 2365억원이다.

씨앗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증시 상승에 힙입어 주식 롱 포지션을 크게 늘려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채권 운용을 전담하던 문동훈 전 부사장이 정년퇴임 형식으로 회사를 떠난데다 금리 매력도가 하락해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국채를 일부 편입할 뿐 채권 비중은 크게 줄인 상태다. 채권 운용은 박현준 대표가 임시로 책임지고 있지만 향후 펀드가 정상화하면 채권매니저도 충원할 예정이다.

씨앗자산운용은 올해 증시가 대세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보다는 변동성 국면을 띨 가능성을 높게 보고 최근 PB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수익률 하락으로 균열이 생긴 신뢰를 먼저 회복하는 데 우선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수익률 회복을 어필하면서도 변동성 국면에서의 롱숏펀드의 이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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