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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S·SK이노 배터리 분쟁]SK이노 이사회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했다"최우석 감사위원장 "컴플라이언스 체계 글로벌 수준 강화 시급"

박기수 기자공개 2021-03-12 11:08:2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4: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사외이사들이 최근 이사회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대응 전략을 질책했다. 사외이사들의 비판 지점은 '패소'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경험 부족에 의한 '미흡한 소송 대응 전략'에 방점이 찍혔다. 다시 말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졌다는 점을 비판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의 이와 같은 행보에 업계 일각에서는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에 대한 비판이 이뤄지긴 했으나 사실상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회사의 공식 입장에 힘을 실었다고 해석한다.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는 사외이사들도 ITC 최종판결에 대해 사내 경영진들과 큰 틀에서 동일한 입장을 취했다는 것이다.

◇SK이노 사외이사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10일 감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사외이사들이 ITC 소송 결과와 관련한검토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감사위원장인 최우석 사외이사(사진)는 "소송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해 방어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미국 사법 절차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패소한 것은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패소의 원인을 소송전의 본질이었던 '영업비밀 침해' 보다는 '사법 절차 대응의 미흡함'으로 바라본 셈이다.

최 사외이사는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글로벌 기준 이상으로 강화하는 것은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라면서 "이사회가 유사한 상황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보완책 마련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감사위원회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외부 글로벌 전문가를 선임해 완벽한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감사위원회는 최우석 사외이사(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와 김준 사외이사(현 경방 회장), 김종훈 사외이사(이사회 의장)로 이뤄져 있다.

◇'영업비밀 침해' 인정 여부 놓고 여전히 다른 양 사 입장

미 ITC는 최근 최종 판결문을 통해 "위원회는 (SK이노베이션이) 영업 비밀 22개에 대한 부당 취득(misappropriating trade secret) 후 미국 내 수입과 판매 과정에서 미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결론지었던 바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ITC 최종판결이 있었던 지난 달 "최선의 노력을 다해 쟁점 사안들에 대해 소명했음에도 절차상의 문제점을 근거로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실체 판단의 기회를 갖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라면서 소송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리적 해석을 통해 ITC의 판결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원고 측인 LG에너지솔루션은 ITC가 최종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ES 관계자는 "ITC가 최종 판결문을 통해 22개의 영업비밀 침해 영역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 말했다.

양 사 소송전의 초점이 '합의금 규모' 등으로 좁혀지고 있었던 가운데 등장한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측의 입장 표명에 시장의 시선은 다양하다. 시장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한 주요 원인이 증거 인멸이었고, 증거 인멸이 곧 영업비밀 침해라는 최종판결로 이어지는 데 결정타를 날렸기 때문에 이사회의 지적은 타당하다"라고 밝혔다.

사외이사들의 시각 자체를 비판하는 업계 일각의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행보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사외이사들이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사실 자체를 질책하지 않고 대응 방식만을 문제시 삼았다는 점은 사외이사들 역시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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