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매각 불발' 출점제한 걸림돌됐나 중소기업 적합업종 '2%룰' 적용, 1위 파리바게뜨와 격차 벌어져
김선호 기자공개 2021-03-12 07:40:14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푸드빌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업 '뚜레쥬르' 매각을 두고 지주사 CJ와 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협상이 결렬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뚜레쥬르 가맹점의 신규 출점이 2% 이내로 제한받고 있기 때문에 CJ가 원하는 몸값을 받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2013년 프랜차이즈 제과점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매년 전년 말 점포 수 기준 2% 이내로 출점이 제한된 이유다. 비프랜차이즈 제과점과의 거리가 500m 이내일 경우에도 출점을 할 수 없게 됐다. 당연히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성장은 둔화될 수밖에 없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중소기업의 발전과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로 업종이 지정되며 법적 강제성은 지니고 있지 않다. 다만 골목 상권 침해 논란 등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프랜차이즈 제과점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해제됐지만 대한제과협회를 중심으로 상생 협약을 맺으면서 여전히 2% 이내 출점 제한은 지속되고 있다. 만약 이를 어길 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재지정돼 규제가 더 강화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러한 출점 제한은 뚜레쥬르 매각 협상에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칼라일에서는 출점 제한 요건이 뚜레쥬르의 성장성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CJ가 원한 금액보다 최대 1000억원가량 낮은 매각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푸드빌에 따르면 뚜레쥬르의 현 점포 수는 1300여개점이다. 매년 변동되기는 하지만 신규 출점이 제한돼 있어 최근 5~6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하면 뚜레쥬르가 올해 출점이 가능한 점포 수는 26개점으로 제한된다.
업계 1위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시장 점유율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도 매각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정확한 시장점유율을 산정하기는 힘들지만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의 제과점이 1만개점, 파리바게뜨 3400개점, 뚜레쥬르 1300개점 가량이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점포 수만 2100개점이 차이가 난다. 출점 제한 요건으로만 보면 파리바게뜨는 올해 68개의 가맹점을 신규 출점할 수 있는 것으로 뚜레쥬르보다 더 높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향후 시장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CJ그룹의 지주사 CJ로서는 뚜레쥬르 매각 결단을 내리면서 다소 높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칼라일로서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이유로 풀이된다. 오히려 칼라일로서는 뚜레쥬르의 기업가치 향상을 담보하기 힘든 만큼 인수가를 더 낮추는 데 주력했다.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매각이 결렬되면서 뚜레쥬르는 CJ푸드빌에 남게 됐다. CJ푸드빌은 당분간 매각을 진행하지 않고 수익성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신규 출점 제한에도 불구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성장성을 증명해내야 하는 셈이다.
CJ푸드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2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2.7% 감소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1.8% 감소한 664억원을 기록했다. 외식사업의 비수익 점포를 정리하는 등 고강도 다이어트를 진행했지만 코로나19 타격을 받으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뚜레쥬르는 CJ푸드빌 매출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뚜레쥬르 몸값으로 CJ는 줄곧 3000억원을 고수했지만 칼라일은 2000억원 초반까지 다운시키면서 협상이 지연됐다”며 “협상해야 될 여러 세부 사항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 가격차가 심해진 요인”이라고 전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에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업계에서 선도적으로 배달이나 라이브방송 등을 진행해 전체 매출 감소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다”며 “구독 서비스 등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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