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심 정리 AJ그룹, 알짜자산 처분에 속도 유동성 마련 지속…사업구조조정 움직임 주목
노아름 기자공개 2021-03-15 10:12:2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J그룹이 계열사 보유지분 및 사업부문 매각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유동성 확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적으로 핵심·비핵심사업을 분류하고 자산을 처분해 운영자금 등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J토탈은 냉장·냉동창고 사업부문을 매각할 계획이다. 영업양수도 형태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거래금액은 1300억원을 소폭 밑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각광받는 물류자산 처분 결정에 대해 AJ그룹의 판단 배경에 관심이 모이는 분위기다. 투자업계는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AJ그룹이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으로 바라본다.
AJ그룹은 최근 수년간 강도 높은 계열사 정리 과정을 밟았다. 그룹 지배구조 핵심에 있는 AJ네트웍스가 보유하던 계열사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중고차·렌터카·주차장 등 모빌리티 유관사업 처분에 이어 최근에는 알짜자산으로 꼽히는 콜드체인 냉장·냉동창고 운영사업 또한 정리를 앞뒀다.
AJ네트웍스는 2019년 AJ렌터카(현 SK렌터카)를 SK네트웍스에 매각해 약 30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유료주차장 운영사 AJ파크를 휴맥스모빌리티에 매각하는 거래를 앞뒀다. 이외에 중고차 매각업체 AJ셀카는 신동해그룹 품에 안긴 상태다. 자회사인 AJ토탈의 냉장·냉동창고 매각을 통해서는 1300억원 가량을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AJ토탈의 냉장·냉동창고 매각 시도는 최근 AJ그룹의 현주소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사례로 꼽힌다. 비대면 배송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각 사업자들은 콜드체인의 핵심인 냉장·냉동창고 확보를 당면과제로 여겨왔다. 이 가운데 AJ그룹은 7만톤의 처리 시설과 연간 50만톤의 물동량 처리 기능을 갖춘 AJ토탈의 냉장·냉동창고 사업을 외부에 매각한 것은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는 평가다.
이는 AJ그룹이 처한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AJ네트웍스는 지난해 최대 4.95%의 고금리를 제시했음에도 회사채 수요확보에 실패하는 등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몸소 경험했다. AJ네트웍스의 재무구조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선뜻 투자결정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AJ네트웍스는 고소장비·OA기기·파렛트렌탈 등 B2B 종합렌탈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사업자다. 다만 본업 실적과는 달리 계열사 손실이 AJ네트웍스에 지속적 부담을 줬던 상황이다. AJ네트웍스는 계열 관련 익스포저가 커 시장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지난해 3월말 기준 대여금, 지급보증 등 AJ네트웍스의 계열 관련 익스포저는 총 5315억원으로 자기자본의 181%에 해당했다.
이에 더해 계열사 실적 변동이 지분법손익에 반영돼 AJ네트웍스의 수익성 변동폭을 키웠다. 특히 AJ렌터카 매각 이후에 종속·관계기업 손익 등 계열사 경영현황이 AJ네트웍스에도 전이됐다. 올해에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져왔다. 지난해 3분기 AJ네트웍스가 인식한 지분법손실은 32억원이다.
AJ네트웍스는 렌탈자산 매입을 비롯해 영업활동을 위해 필수적으로 지출되는 자금 수요가 상존한다. 다만 신용등급 하락(BBB+/부정적), 회사채(300억원 3년물) 전량 미매각 등 AJ네트웍스를 둘러싼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자 AJ그룹은 AJ네트웍스 파렛트렌탈 사업부문 인적분할과 AJ토탈 냉장·냉동창고 매각시도 등 일련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에 나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AJ네트웍스는 회사채 미매각 이후 단기 기업어음(CP) 발행으로 급한 불을 끄는 등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지리적 강점을 지닌 냉장·냉동창고를 확보해 1000억원 상당의 현금을 쥐겠다는 것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AJ그룹이 모든 수단을 동원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1989년 설립된 AJ토탈은 수원IC와 기흥IC에서 5~15분 거리에 위치한 용인에서 냉장사업을 시작했다. 보관능력 1만5000톤의 시설과 중앙집중식 컴퓨터 자동온도 제어시스템을 갖춘 용인냉장을 1991년부터 운영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수지냉장 인수(1998년), 기흥냉장 준공(2011년), 처인냉장 준공(2014년) 등을 거치며 냉장·냉동 사업 규모를 키워왔다. 대부분 서울 및 수도권과 인접해있어 물류 요충지에 자리했다는 지리적 장점이 존재한다고 평가받는다.
반면 AJ그룹이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선제적 판단에 나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기에 몰려 알짜자산을 급하게 처분했다기보다는 장기계획 수립에 따른 전략적 행보라는 설명이다.
최근 수년간 AJ그룹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시도를 이어왔다. △부동산 시설관리업 진출(대원종합관리 인수) △B2C렌탈 플랫폼 모두렌탈 투자(SV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등이 대표적이다.
AJ그룹 사정에 밝은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AJ그룹이 향후에도 본업과 시너지를 내는 산업군의 M&A를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구체적인 로드맵이 정해지지는 않은 청사진 구축 단계로 파악된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AJ그룹은 계열사 투자자들로부터 핵심·비핵심 영역을 나누고 핵심 사업부문에 역량을 집중해야한다는 요청을 꾸준히 받아왔다”며 “냉장·냉동창고 사업 처분의 경우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본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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