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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혈맹' ㈜이마트, 이유 있는 '이베이코리아' 입찰 쿠팡 대항 '트래픽·물류 확대' 빅딜 시너지 교감, '가격조건' 완주 변수

최은진 기자공개 2021-03-16 17:55:2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의 예비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그 배경에는 네이버와 연합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 1월 말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만남 이후 이베이코리아 인수 검토가 본격 시작됐다.

네이버와 '오픈마켓'과 '배송' 등 전방위에 걸쳐 제휴를 할 예정인 만큼 결과적으로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사업인 쓱닷컴의 거래액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실질적으로 점유율을 높여줄 오픈마켓을 확장하며 더 큰 효익을 누리겠다는 계산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추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6일 M&A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최종 참여했다. 네이버와 협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베이코리아 인수까지 나서게 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혈맹이 성사된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사실상 포기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네이버와 혈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더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주체인 ㈜이마트의 전략기획본부가 검토를 시작한 건 불과 한두달 전부터다. 쿠팡의 상장을 기점으로 의지가 강화되면서 수장인 강희석 대표이사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지시를 내렸다고 전해졌다.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는 자금력을 확인하는 등 현실가능한 시나리오도 구상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유력후보자로 시장은 카카오를 꼽지만 예상 외로 ㈜이마트의 의지도 막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갑자기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가장 유력한 게 '쿠팡'이 꼽혔다. 쿠팡이 미국시장에서 100조원의 가치로 평가되면서 그 위세로 한국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이란 두려움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반(反)쿠팡 연대에 대한 ㈜이마트의 확고한 의지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1월 말 정 총괄 부회장이 이 의장을 만난 게 트리거가 됐다. 당시 자리에는 당시 강 대표도 배석했기 때문에 정 총괄 부회장의 의지를 구체화 한 게 이베이코리아 인수 검토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네이버와 ㈜이마트측 수장은 유통영역에 대한 고민과 협력가능 여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괄 부회장은 네이버의 파트너십 방법인 '지분스왑'까지 수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네이버측의 입장을 따를 것을 피력했다. 유통시장을 사실상 장악할 수 있는 쿠팡에 대적해야 할 분명한 명분이 네이버와 ㈜이마트를 연대하게 한 셈이다.


네이버는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와 가격비교 플랫폼인 네이버 쇼핑으로 매출은 결제 수수료 형태로 인식되는 반면 쿠팡은 직매입을 토대로 거래액(GMV) 자체를 매출로 잡는다. 오픈마켓과 가격비교 플랫폼의 이용자는 물론 셀러(Seller)의 이탈은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과거 쿠팡이 네이버에 상품 데이터베이스 공급을 중단했다가 철회한 전적이 있다는 점에 네이버 입장에선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던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거래액이 국내 이커머스 1위 입지이긴 하지만 상품 공급에 대한 고리가 약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유통채널과 연대하는 게 필요하다.

㈜이마트의 경우에도 쓱닷컴을 키워야 한다는 유인 외에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고객의 소비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이 사라지지 않더라도 존재감이 희미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오프라인 점포를 존속시켜야만 하고 쓱닷컴이라는 자체 이커머스 채널을 키워야 하는 목표가 있다.

네이버는 ㈜이마트를 통해 유통과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신선식품에 대한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고민을 한다. ㈜이마트는 네이버의 기술력 등을 활용해 쓱닷컴 입점 셀러의 배송 편의성 및 판매 효율성 등을 제고할 예정이다. 중소셀러의 기반을 확대할 계획도 구상 중이다. 네이버의 기술력을 활용해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활용도 및 효율성도 높아질 가능성도 기대한다. 궁극적으로는 쓱닷컴의 트래픽이 확대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이마트 입장에서는 더 큰 시너지 창출을 위해 '상품 라인업' 강화를 고민했을 가능성이 높다. 쓱닷컴에 있어 오픈마켓은 약점으로 꼽히지만 이를 강화해 줄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네이버와의 협업과 상생을 더 강화할 것을 기대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단숨에 상위권 사업자로 발돋움하고 동시에 네이버의 기술력까지 등에 업게 되면 충분히 쿠팡을 대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경우 궁극적으로 쿠팡 또는 쓱닷컴과 다른 사업모델인 만큼 파트너사의 성장으로 안정적인 수수료 매출을 확보할 여지가 있다.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카카오를 따돌려야 하는 네이버 입장에서도 안도할 지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참여는 네이버와의 충분한 공감대 하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쿠팡을 대적하기 위해선 신선식품 및 오픈마켓에 강점을 가져야 하는 상황에서 ㈜이마트가 신선식품을 네이버가 오픈마켓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난관도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를 확인했을 뿐 ㈜이마트가 완주까지 가기에는 가격이라는 조건이 성립돼야 한다. 당초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금액으로 시장의 예상치보다 낮은 3조원 안팎 정도를 검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 상장으로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은 다소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네이버와 PE 등 재무적투자자(FI)의 컨소시엄 형식을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인수재원 조달 부담에서 자유로워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검토가 불과 얼마 되지 않았고 네이버와 협업으로 트래픽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으로 두가지 딜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며 "㈜이마트와 네이버가 생존을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하지만 가격조건이 불확실성으로 남는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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