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탐내는 SKT, '아마존 협업' 포석 몸집 커진 11번가 시너지 모색, 쿠팡 견제카드 '인수 완주의지'
최은진 기자공개 2021-03-16 17:55:1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하 SKT)의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참여는 11번가를 키우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아마존'과의 협업을 염두에 둔 작업이기도 하다. 시장에서 SKT의 완주의지에 대해 미온적으로 보는 이유는 '아마존'과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게 될 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만연하다는 측면이 크다. 그러나 의외로 고위경영진은 11번가의 덩치를 키운 후 '아마존'과 협업하게 되면 이커머스 시장에서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보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16일 박정호 SKT 대표이사 부회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뛰어든 것은 '아마존'과 협업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SKT는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이 있는 이날 오전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참여의사를 선언했다.
올 초 개시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2월 말 발표된 쿠팡의 미국 뉴욕시장 상장을 기점으로 흥행물꼬가 터졌다. 국내 대형 이커머스 사업자에 대한 미국시장에서 보는 몸값이 100조원에 달한다는 게 확인되면서부터 쿠팡에 맞먹는 거래금액(GMV)를 자랑하는 이베이코리아에 관심이 쏠렸다. 수년 간 유력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손사레 쳤던 대형 유통사들도 쿠팡의 상장을 기점으로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하지만 SKT의 경우 최근까지 참여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11번가라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있지만 그다지 존재감이 없었고 키울 의지도 크지 않았다. 지난해 말 아마존과의 협업으로 유통시장에 큰 화제를 일으켰지만 4개월여 지난 최근까지도 이렇다 할 전략이 가시화 되지 않았다는 점도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가 됐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SKT가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SKT의 전격등장은 상당한 파급을 낳는다. 일단 이베이코리아의 매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 단순히 쿠팡의 몸값으로 일어난 거품이 아닌 실질적 사업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메가딜의 대가인 SKT가 뛰어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베이코리아의 진가를 증명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SKT가 갑자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눈독을 들인 배경으로는 아마존이 꼽힌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물밑에서 한창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단순히 11번가에 이베이코리아를 붙여서는 쿠팡을 대적할 대형사로 발돋움 하기 어렵다. 양사는 유사한 사업모델인 '오픈마켓' 중심이지만 견줄 상대가 아닐 정도로 11번가는 덩치가 작다. 이베이코리아 정도의 실적을 내기 위해 SKT가 조단위 딜에 뛰어들었을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조단위 가격대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결정적 배경에는 '아마존'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아마존과의 협업을 전제로 두고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덩치를 키운 뒤 아마존의 사업모델을 일부 차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쿠팡과 충분히 경쟁해 볼 수 있는 몸집이 된다.
SKT 고위경영진은 아마존과의 협업이 발표됐던 지난해 말 더벨과의 통화에서 "시장에서 알려진 3000억원의 소규모 투자가 아닌 조단위 투자가 불가피 하고 유의미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감안할 때 시장에 알려진 바와 같이 SKT가 완주의지가 미온적이라는 시선도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과의 협업이 SKT의 플랫폼 사업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1번가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도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는 불가피 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시장이 단순히 기존 업체들의 전유물이 아닌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플랫폼 사업자나 통신사업자들까지 뛰어드는 상황이 됐다"며 "쿠팡에 이어 네이버나 카카오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이 깊은 SKT가 본격적으로 나서는 건 당연한 결과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