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행보'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 경영 참여 확대하나 공식 보도자료에 두 차례 등장, 투자 유치 이끌어…사측 "정홍근 대표 체제 확고"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22 11:29:3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8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나성훈 부회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춘호 예림당 대표이사(회장)의 장남인 나 부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외부 자금을 끌어온 당사자다.특히 최근 티웨이항공 관련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그동안 외부에 모습 자체를 잘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다. '경영 총괄'인 나 부회장이 티웨이항공 경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지 주목된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8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조업비 등 운영자금 마련이 목적이다. 거래 상대방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다.
구체적으로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이 발행하는 전환우선주 3184만7134주를 인수한다. 납입일(4월1일)로부터 1년 뒤인 내년 4월2일부터 10년동안 1대1의 비율로 보통주 전환을 할 수 있다. 전환 후 지분율은 22.4%로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에 이어 2대주주 지위를 획득할 전망이다.
눈에 띄는 건 나 부회장의 역할이다. 티웨이항공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JLK파트너스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임직원의 노력과 재무적 파트너를 유치하기 위한 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와 나성훈 부회장의 헌신과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나 부회장이 이번 투자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나 부회장은 최근 티웨이항공과 페이버스그룹간 '키르기스스탄 경제 교류 활성화 및 항공수요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양사가 항공편 개설을 위한 제반 업무와 키르기스스탄 내 관광 인프라 개발 등 다양한 상호 협력을 약속한 자리다.
통상 업무협약이나 취항식 등 각종 행사에는 정홍근 대표가 주로 참석해 왔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나 부회장이 전면에 나섰다. 해당 내용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 출신 정홍근 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고히 구축돼 있다.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있는 나춘호 회장이나 나 부회장 관련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언급 자체가 드물었다. 나 회장은 최대주주로서 기재 도입 등 대규모 투자 관련 결정을 할 때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나 부회장도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3년 전부터 티웨이항공 부회장으로서 경영을 총괄해오고 있지만 등기임원은 아니다.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도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는다. 티웨이홀딩스에서만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실 나 부회장은 과거 티웨이항공 인수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예림당의 티웨이항공 인수는 나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나 부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던 2013년 이뤄졌다. 하지만 경영 전면에 나서진 않았다. 항공업에 대해 잘 아는 전문경영인을 앉혀 회사를 이끌도록 했다.
예림당에서 티웨이항공으로 적을 옮긴 건 2018년 8월이다. 부친 나 회장이 예림당 등기이사로 복귀하면서다. 당시 나 회장은 아들(나 부회장)이 전문경영인과 함께 티웨이항공 경영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로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다 이번에 두각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해서 정 대표에 대한 나 회장의 신임에 금이 갔다고 보긴 어렵다.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부진하긴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여객수요 감소로 모든 항공사들이 공통적으로 겪은 문제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임기가 내년 3월까지로 1년 남은데다 최근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 부여가 결정됐다.
스톡옵션은 회사의 주식을 시가와 관계없이 미리 정해진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 행사하면 상당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임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효과가 있다. 기본적으로 정 대표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신임이 재확인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정 대표 등은 2017년 말에도 한 차례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투자 관련 내용이다보니 나 부회장이 언급된 것"이라며 "경영 관련해서는 정홍근 대표 체제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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