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후순위채 수요 무난히 확보 [Deal Story]4200억 주문 받아, 모집금액 대비 1.7배…증액 발행 고심 중
이지혜 기자공개 2021-03-23 09:41:1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투자수요를 무난히 확보했다.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1.7배 정도의 주문을 받았다. 모집금액 기준 조달금리는 공모희망금리밴드의 중간 정도에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최대 증액 발행금액에 못 미치는 점은 아쉬운 지점이다.그러나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춤하고 있어서다.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증액 발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4200억
하나금융지주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2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후순위채 2500억원이다. 만기는 10년 단일물이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이면 100% 자기자본으로 인식된다.
수요예측 결과 하나금융지주는 모두 42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모집금액 기준 투자수요는 무난히 확보했지만 최대 증액 발행 가능금액까지 채우지는 못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당초 최대 증액 발행 가능금액으로 5000억원을 제시했다.
모집금액 기준 조달금리는 10년물 국고채 개별민평금리의 +57bp에 형성됐다. 22일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2.05%다. 이를 고려하면 2.6% 정도에 조달금리가 형성될 수도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공모희망금리밴드로 10년물 국고채 개별민평금리 대비 +40~80bp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나 올해 초 후순위채를 발행한 동종업계 은행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만기 10년물 후순위채를 발행한 AA0급 은행들은 발행금리가 최저 1.94%, 최고 2.32%였다. 올해 2월 26일 후순위채를 발행한 국민은행도 금리가 2.26%에 형성됐다.
최근 들어 국고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그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1.7%대까지 떨어졌지만 그 뒤 점차 올라 최근 2.1%를 넘기도 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현재 증액발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금리의 변동성이 커져 투자수요가 부진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편”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바젤III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자본적정성을 제고하고자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모집금액대로 후순위채를 발행하면 총자본비율은 0.11%P 높아진 14.31%, 보완자본비율은 0.11%P 상승한 1.28%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500억원, 채무상환자금으로 2000억원을 쓸 계획이다.
◇시장상황 악화, 수요예측 ‘선방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수요예측 결과를 놓고 업계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하나금융지주는 후순위채를 3500억원 발행하려 했지만 열흘 만에 정정공시를 내고 발행규모를 2500억원으로 줄였다.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욕심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 시장은 국고채 금리 변동성 확대, 분기 말 채권관련자금 유출같은 부정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3월 말까지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크레딧 스프레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점 수준에 근접하면서 투자심리도 싸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하나금융지주는 올해도 무사히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지주는 2015년을 시작으로 2018년, 2019년, 2020년 해마다 신종자본증권 등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해왔다.
조건부자본증권은 하나금융지주가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은행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본을 확충하면서 위험완충능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자기자본 비중은 작아진 반면 조건부자본증권 비중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조건부자본증권은 이자부담이 있어 자회사의 배당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콜옵션 등 실질적 만기를 고려하면 재무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017년 자기자본과 조건부자본증권 비중이 각각 70.6%, 2.2%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65.1%, 9.6%가 됐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증액 발행 여부를 논의한 뒤 이번 공모채를 31일 발행한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이 공동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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