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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기지 롯데지주, 베일벗는 '경영혁신실' 첫 작품 신임 이동우 대표 총괄·이훈기 부사장 실무 '협업'…SK㈜ 모델과 유사

최은진 기자공개 2021-03-24 07:26:2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공표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의 첫 작품이 베일을 벗었다. 다양한 분야의 딜(Deal)이 검토됐지만 첫 작품은 '바이오' 였다. 투자 실무를 총괄하는 이훈기 부사장의 화학 전문성이 기반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전진기지로서의 '지주사' 벤치마크 모델인 SK그룹의 지주사 SK㈜와 유사한 투자전략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롯데그룹의 이례적 조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지주 신임 대표이사가 된 이 대표는 롯데지주를 '투자 전진기지'로 탈바꿈 시키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그룹의 모기업인 지주사가 계열사의 경영을 간섭하는 역할이 아닌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앞장서는 투자형 지주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REVA팀'이라는 이름의 부동산 투자 및 관리팀을 신설한 것은 물론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신사업 및 M&A 딜 발굴 등 투자업무에 주력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경영혁신실은 그룹 기조실, 롯데케미칼, 롯데렌탈 등에서 근무하며 경영역량을 쌓아온 이 부사장을 앞세웠다. 당시 임원 인사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관여하고 지휘할 만큼 '혁신' 중심으로 추진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사장의 선임은 이 대표 못지않게 신 회장의 의중도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정기임원 인사까지 마무리 된 후 올들어 롯데지주를 '투자형 지주사'로 탈바꿈 하는 데 전략이 본격 추진되는 분위기다. 이 대표와 이 부사장이 '한팀'으로 움직이면서 파트너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열이 갖춰지자마자 속도감 있게 업무가 추진된다는 평가다.

투자 목표 및 방향성은 분명하다. 롯데그룹이 기존에 하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되 전혀 하지 않았던 영역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을 겨냥하며 마켓컬리, 이베이코리아 등의 매물을 검토했고 바이오나 화장품 등 국내외를 막론한 다양한 딜을 검토했다.

본격적으로 투자를 검토한 지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은 최근 첫 딜이 윤곽을 드러냈다.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은 '엔지켐생명과학'의 지분일부를 인수해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내부검토를 끝내고 실무진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가격 및 옵션 등이 조율되면 무난하게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자가 '화학'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는 점은 이 부사장이 주축이 됐다는 걸 의미한다. 이 부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으로 약 20여년간 롯데케미칼에 근무하며 상당한 전문성을 쌓은 인물이다. 유통에서만 근무했던 이 대표가 검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투자에 대한 방향성 및 실무는 상당부분 이 부사장의 역량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가 방향성을 잡고 실무를 이 부사장이 총괄하는 형태로 업무분담이 이뤄진 셈이다.

지향점은 SK그룹의 지주사인 SK㈜를 벤치마크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를 이끌고 있는 장동현 대표는 재계서 처음으로 '투자형지주사'라는 생소한 명칭을 사용하며 지주사의 수익률을 공개하는 등 일종의 금융회사 같은 모델을 도입하는 데 힘썼다. 주주들에게는 높은 배당을 통해 수익률을 돌려준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SK㈜가 주력으로 투자한 포트폴리오는 제약·바이오, 소재, 신에너지 등으로 축약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력으로 키우는 사업이 제약·바이오와 CMO다. 잠재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상장 등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이는 롯데지주가 추진하고 있는 투자형 지주사와 닮아있다. 첫 딜로 바이오를 선택한 것 역시 SK㈜ 행보를 눈여겨 본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를 고려하면 롯데지주의 투자는 국내외는 물론 규모를 따지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갑작스레 최근 조단위 이베이코리아 인수 딜에 뛰어든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내부 역량으로 할 수 없는 사업은 과감하게 외부역량을 통해 실현시키면서 '지주사'를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선봉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 딜은 경영혁신실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향후 어느정도 진척이 되면 관련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추진할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지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행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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