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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감찬·최홍영 부산·경남은행장, '탈지방' 미션 시험대 25일 주총 거쳐 선임 완료, 김지완 BNK 회장 '투자전문사' 새 화두 제시

김현정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21-03-26 07:48:0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그룹의 부산·경남은행장 전격 교체는 양행에 능동적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지완 회장 임기가 2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두 최대계열사 수장을 동시에 교체한 건 BNK금융 체질개선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시도로 여겨진다.

김 회장이 이들 행장에게 부여한 최대 미션은 ‘투자금융사 전환'이다.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최홍영 경남은행장 모두 지금껏 정통 여신 중심의 사업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얼마나 과감하게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무엇보다 지역기반 상업은행(CB)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전을 찾는 게 두 CEO의 최대 과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25일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안 행장과 최 행장 선임을 최종 확정했다. 이들은 지난 1월 26일부터 두 달여간 진행된 인선 절차를 통해 행장으로 추대됐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두 행장이 그룹의 경영이념과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고 금융산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며 건전 경영을 이끌만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안 행장은 정기주주총회 직후 더벨과 통화에서 “은행산업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은 만큼 미래의 변화와 혁신을 어떻게 이뤄나갈 것이냐에 대해 굉장히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오랜 기간 은행 생활을 통한 경험과 지식을 직원들과 공유해 부산은행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행장도 이날 통화에서 “그룹 전체적으로 수익 다각화 추구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이런 부분들을 집중 내재화시켜 조직의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며 “비은행 이익 부문 역시 한쪽에 편중되지 않은 균형 성장을 도모할 것이고 시중은행 대비 열위에 있는 디지털 전환에도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 총자산의 91%(부산은행 55%, 경남은행 36%)를 차지하고 있는 부산·경남은행의 CEO를 한꺼번에 바꾼 것은 김 회장이 내린 특단의 조치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국면에도 ‘안정’이 아닌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은행이 바뀌어야 그룹 전체가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수장 동시 교체를 단행했다는 후문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각종 경영 지표를 살펴봐도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각각 5.76%, 4.72%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59%포인트, 0.6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충당금 및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등을 차치하더라도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부산은행은 자기자본이 줄어들었음에도 순이익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해 ROE마저 감소했다. 경남은행도 마찬가지다.

저금리 기조에 대응할 만한 방어기제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은행은 이자이익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 NIM 하락 직격탄을 맞았다. 부산은행은 조정영업이익 1조2705억원 가운데 1조1193억원(88.1%)이 이자부문 이익이다. 경남은행의 경우 이 비중이 95.9%에 이른다.

김 회장이 올 초 부산·경남은행에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투트랙 성장'을 주문한 이유기도 하다. 그는 올 초 그룹 시무식에서 “상업은행 업무에 의존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앞으로는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금융사로 과감히 탈바꿈해야 100년 금융그룹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비은행 계열사에는 투자전문회사로, 양행을 대상으로는 상업은행 업무와 함께 투자금융 업무를 모두 잘 다루는 은행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새 방향키를 제시한 가운데 양행의 수장이 모두 교체된 만큼 안 행장과 최 행장은 시작부터 묵직한 메시지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두 행장은 사실상 여신 및 영업 전문가로 통한다는 점에서 이번 미션이 가볍게 다가오진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행장 선임 직전에 각 행에서 맡고 있던 보직인 여신운영그룹장 겸 여신지원그룹장은 대출 관련 상품 개발, 운영, 마케팅, 여신심사와 사후관리 등 여신 전반 업무였다.

안 행장은 1963년생으로 부산은행에서 금정지점, 광안동지점, 감전동지점을 이끌다 북부영업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경영기획본부, 마케팅본부를 거쳐 여신운영그룹장 겸 여신지원그룹장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해에는 여신사후관리 프로세스 자동화 등을 통한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해 '신여신사후관리시스템'을 꾸리는 데 앞장섰다. 디지털로 중심축이 옮겨가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2년생인 최홍영 경남은행장은 1989년 경남은행에 입행하고 공업탑지점장, 여신관리부장을 지냈다. 이후 검사부장,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거쳐 울산·서울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마곡·위례신도시·동탄역 등 3개 지점을 열며 수도권과 접점을 늘리는 공을 세웠다. 경남은행의 수도권 영업점 개점은 약 21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2018년 BNK지주에서 잠시 그룹경영지원총괄 전무를 맡다 복귀해 경남은행 여신운영그룹장 겸 여신지원본부장으로 근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은 김 회장 1기 체제에서 2017년 조직혼란 조기수습 및 여신건전성 해결 등 굵직한 난제를 풀었다"며 "안 행장과 최 행장의 경우 김 회장 2기 체제에서 새롭게 제시한 방향키대로 두 최대계열사를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과 호흡은 두 행장이 이전보다 상당히 잘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안 행장은 김 회장과 같은 부산대학교 동문이다. 2017년 경영기획본부장 시절 비상경영위원회에도 소속돼 일하면서 당시 BNK금융에 처음 발을 들인 김 회장과 함께 조직 안정에 힘썼던 경험이 있다. 최 행장은 2018년 지주로 적을 옮기면서 잠시 김 회장 아래서 일을 한 적이 있다. 2018년 BNK지주에서 그룹경영지원총괄 전무를 맡은 이력이 있다.

김 회장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두 신임 행장 모두 3년 반~4년가량 함께 일했기 때문에 잘 안다"며 "건전한 은행 경영 철학을 지닌 인물들인 만큼 조직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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