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스포츠 구단을 향한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e-스포츠가 단순히 게임을 넘어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시장규모가 급격히 확대되는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구단의 가치가 제고될 거란 기대감 또한 투자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국내 e-스포츠 구단 가운데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곳은 디알엑스(DRX)다. DRX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LOL)'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DRX는 2019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에이티유파트너스가 인수했다. 에이티유파트너스는 202억원 규모의 '에이티유이스포츠그로쓰1호사모투자 합자회사'를 통해 딜을 진행했다. 이 펀드에는 △카카오게임즈 △더이앤엠 △우리기술투자 등이 LP(Limited Partner)로 참여했다.
에이티유파트너스는 DRX 인수 뒤 신속하게 자본확충에 나섰다.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자본확충이 이뤄졌다. 지난해 1월에는 6666주의 제1종 전환상환주우선주(RCPS)를 발행했고, 6개월여 뒤 6668주의 제2종 RCPS를 새로 찍었다. △퀀텀벤처스코리아 △신한캐피탈 △데브시스터스벤처스 등이 투자자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점은 투자 간 지분가치(equity value)의 변화다. 지난해 1월 발행된 1종 RCPS의 경우 RCPS 1주당 보통주 1주로 전환됐고, 전환가액은 주당 60만60원이었다. 여기에 총 발행주식 수(보통주 1만주+RCPS 6666주)를 곱한 지분가치는 약 100억원이다.
지난해 7월 찍은 제2종 RCPS 역시 1주당 보통주 1주로 전환된다. 전환가액은 주당 180만181원으로 제1종 RCPS 전환가액의 3배다. 이 전환가액에 전체 발행주식 수(보통주 1만주+제1종 RCPS 6666주+제2종 RCPS 6668주)를 곱하면 약 420억원이 나온다. 6개월여 만에 지분가치가 4배 넘게 오른 셈이다.
국내를 비롯 미국·중국에서 e-스포츠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젠지이스포츠(Gen.G Esports, 이하 젠지)' 또한 꽤나 활발히 투자유치를 받고 있다. 젠지는 미국(법인명 KSV eSports Delaware Inc.)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국내(케이에스브이이스포츠코리아)와 중국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젠지는 2017년 시드라운드(Seed Round)를 시작으로 2018년 시리즈A, 2019년 시리즈B의 투자를 받았다. 시리즈A 때는 △알토스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투자자로 나섰다.
젠지는 활발한 투자를 기반으로 e-스포츠 시장 내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제패한 삼성 갤럭시 게임단을 인수했고, LOL 외에도 오버워치(Overwatch)·배틀그라운드 게임단도 사들였다. 이에 북미 게임단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아에서 e-스포츠 팀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e-스포츠의 양대 산맥이라 불린 SK텔레콤과 KT 또한 자본시장 영역으로 발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2019년 미국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 컴캐스트스펙테이코(Comcast Spectacor, 이하 컴캐스트)와 조인트벤처(JV)인 '에스케이텔레콤씨에스티원'을 설립했다. SK텔레콤은 현물출자를 통해 에스케이텔레콤씨에스티원의 지분 약 55%를 보유하고 있고, 컴캐스트와 글로벌 헤지펀드인 Highland Captial Ment가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다.
KT의 경우 LOL팀인 'KT롤스터'에 대한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최근 진행된 예비입찰에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KT는 KT롤스터를 분할, 법인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는 과거 단순 게임으로 치부됐지만 점차 스포츠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위상을 높여가자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스포츠는 2019년 동남아시안(SEA)게임에 이어 2021년 하노이 동남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2022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e-스포츠에서만 6개 종목이 도입될 계획이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자 국내외 IB가 e-스포츠에 특화된 조직을 하나둘 만들어 가고 있다"며 "e-스포츠가 자본시장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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