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살리는 두산건설]압도적 주택 비중 속 ‘연료전지’ 신사업 확대②플랜트 매각 후 주택 매출 비중 70%까지 상승…인천·광주 발전사업 투자 ‘지속’
이정완 기자공개 2021-04-05 10:32:1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주택 분양시장으로 돈이 몰린 덕에 달성한 성과다. 약 10년 전 주택 사업은 두산건설에게 악몽을 남겼지만 이제 실적을 지탱하는 사업부가 됐다.2010년대 초반 대규모 적자 후 지금까지 사업 구조조정을 지속 중인 두산건설은 주택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한편 연료전지 사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지난해 두산건설 실적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사업부문은 건축사업본부였다. 건축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1조3336억원, 영업이익 19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두산건설 매출 중 73%, 영업이익은 62%에 달하는 비중이다.
지금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주택 분양시장에 실수요자의 자금이 몰리지만 10년 전만 해도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힘들었던 두산건설의 주택 사업을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미분양 사태로 인해 두산건설은 2011년과 2012년 두 해 동안 미분양 물량에 대한 대규모 상각처리를 실시했다. 건축사업본부는 2011년 영업적자 3102억원, 2012년 영업적자 4889억원을 기록했다.
두산건설은 미분양 충격으로 인해 사업 영역을 재편하려 했다. 중공업에 강점이 있는 그룹 역량을 살려 두산건설을 플랜트 설비 기업으로 변모시키고자 했다. 2013년에는 두산중공업 소속으로 가스복합화력발전 기기를 생산하던 HRSG(배열회수보일러)사업부도 두산건설에 넘겼다. 이 무렵 두산건설을 건축 매출 비중을 4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플랜트 육성 기조로 인해 2011년 20% 초반이던 플랜트 매출 비중은 2014년 30%를 넘어서더니 2015년 32%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지금은 두산건설에서 플랜트사업본부를 찾아볼 수 없다. 적자 지속으로 차입금 상환이 어려워지자 2016년 ㈜두산에 화공플랜트(CPE) 사업을 매각했고 GE에는 HRSG 사업을 팔았다.
플랜트 사업을 매각하고 다시 건축 사업이 주력이 된 후로는 원가관리에 집중했다. 물론 이 시기에도 건축사업본부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미분양 사태 후 대형 주택 프로젝트를 줄이고 보수적인 수주 정책을 펼친 탓에 2015년 건축사업본부는 123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부정적인 여건 속에서도 주택 수주를 늘림과 동시에 현장관리를 통해 2016년 원가율을 전년 대비 10%포인트 낮췄다. 2016년 건축사업본부 흑자전환도 이 때문에 가능했다. 두산건설은 2017년 건축사업본부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넘어선 이후로 줄곧 70%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영업보고서를 통해 “주택사업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이어짐에 따라 적극적인 영업을 추진하기에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경쟁사 역시 과거와 같이 무리한 경쟁을 지양하고 철저한 리스크 검토를 통한 선별수주를 진행하며 본질 경쟁력이 우선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도적인 건축 매출 비중 속에서 약간의 변화도 보인다. 지난해 건축사업본부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5% 포인트 줄어든 것에 비해 토목 매출 비중은 5%포인트 늘었다. 토목 사업 매출은 2019년 3799억원에서 지난해 4858억원으로 28% 증가했다.
토목 매출 반등 배경에는 연료전지 신사업이 있다. 토목사업본부가 연료전지 발전소 조성 사업을 맡고 있다. 두산건설은 2017년 연료전지 민자발전사업(IPP) 수주에 성공한 이후 2018년 3.09MW 규모 평택 오성 연료전지 수주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산건설이 직접 지분투자에도 참여한 인천 연료전지 사업에 속도가 붙으며 매출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두산건설은 특수목적법인(SPC) 인천연료전지 지분 20%를 들고 있다. 2018년 12월 인천연료전지와 2051억원 규모 공사계약을 체결해 인천 동구 송림동 두산인프라코어 부지 내에 40MW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기로 했다.
인천 연료전지 발전소 공사는 지역 주민 반대로 1년 간 지지부진했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시행사 인천연료전지는 두산건설에게 1421억원의 매출을 안겨줬다. 두산건설 특수관계자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거두게 한 회사가 인천연료전지였다.
연료전지는 두산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어 계열사 시너지 차원에서도 기대감이 큰 사업이다.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주도하는 두산퓨얼셀은 국내에서도 우수한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두산퓨얼셀이 두산그룹의 계열사 매각에도 불구 그룹 품에 남은 것 또한 현재 두산그룹에서 수소전지사업에 갖는 위상이 높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산건설은 연료전지 사업 육성으로 인해 지난해 두산퓨얼셀과 404억원 규모의 매입 거래를 하기도 했다. 두산건설은 이렇게 사들인 연료전지를 가져다가 발전소 설계, 구매, 시공을 모두 도맡는다.
두산건설은 올들어 연료전지 사업 성과에서 또 다시 성과를 냈다. 2월 두산건설, 한국중부발전, SK가스, SK증권이 투자한 빛고을에코 연료전지발전소 투자협약을 맺으며 발전소 프로젝트를 늘렸다. 빛고을에코 연료전지발전소는 광주 제1하수처리장 유휴부지에 815억원을 투자해 12.3MW급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발전소는 2022년 8월 준공 예정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연료전지 사업의 성공적인 소프트랜딩을 위해 꾸준히 사업을 발굴 및 제안하고 있다”며 “연료전지를 포함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계획과 맞물려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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