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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의 안목...SiC웨이퍼 사업 영업권 절반 '뚝' 무형자산 가치 반영, 순자산↑...흑자 전환도 눈앞

김혜란 기자공개 2021-04-02 07:31:1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실트론이 1년 전 인수한 미국 듀폰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SiC Wafer) 사업부의 영업권이 크게 축소돼 눈길을 끈다. 영업권을 상각한 게 아니라 무형적 자산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반영되며 순자산가치가 증가한 덕분이다.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에 따라 SiC 전력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사업부의 매출확대도 가시화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실트론의 SiC 사업부의 영업권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589억원으로 인식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분기보고서상 영업권은 5156억원이었는데, 이와 비교해 45%나 감소한 것이다. 영업권 조정은 지난해 4분기 PPA(Purchase Price Allocation·기업인수가격배분) 작업이 마무리된 데 따라 이뤄졌다.

SK실트론의 SiC 웨이퍼 사업 인수 건이 종료된 시점은 지난해 2월 29일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SiC 웨이퍼 사업부 지분 100% 순자산가치(Equity Value)는 336억원이었다. 분기보고서엔 인수금액(약 5492억원)과의 차이인 5156억원이 영업권으로 잠재 인식됐다.

이는 취득자산 등에 대한 공정차기 평가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정금액이 보고서에 기입된 것이다. 국제회계기준상 M&A 이후 1년 간은 순자산 변동에 따라 영업권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인수 시점과 직후엔 코로나19로 인해 실사 등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인수 이후 자산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니 유·무형자산 가치 모두 재평가됐고 영업권도 감소한 것이다.

SiC 사업부가 보유한 기계 설비 등의 실제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됐고, 지난해 3분기까지 '0'이었던 무형자산은 지난해 2180억원이나 추가됐다. 브랜드관련 무형자산과 개발된 기술, 고객관련 무형자산 등이 새롭게 반영됐다. 이 중 기술 관련 가치가 1899억원 넘게 인식됐다. 이에 따라 순자산공정가치가 2634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조정된 영업권을 바탕으로 다시 따져보면, 인수 금액 중 실제 자산가치보다 '웃돈'을 준 금액이 기존 94%에서 47%가량으로 줄어든다.


업계에선 SiC 웨이퍼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폭발적인 성장잠재력을 품고 있다고 평가한다. 선제적 투자에 나선 SK실트론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SiC 전력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고열과 고전압에 강하고 반도체 칩 크기를 줄일 수 있어 전기자동차 도입 본격화와 맞물려 활용도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 시장조사기관 IHS마킷(IHS Markit), 욜 디벨롭먼트(Yole Development)는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전기차 등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연평균 3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iC 웨이퍼의 경우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경쟁사가 미국 크리(CREE)와 투식스(II-VI) 등으로 제한된다. 크리와 투식스가 각각 시장점유율 40%, 35% 정도 차지하고 SK실트론이 3위다. 특히 SK실트론은 SiC 웨이퍼 뿐 아니라 전력반도체까지 생산·판매하는 이들 경쟁사와 달리 전력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업 경쟁력이 더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M&A 타이밍도 절묘했다. SK실트론 인수 이후 세계 각국에서 내연기관 신차 판매 중단 선언이 이어지면서 SiC 전력반도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SiC 웨이퍼 사업부의 매출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95억원, 321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올해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SK 측은 내다보고 있다. SK실트론 측은 "인수 직후부터 연구개발을 계속진행해왔다"며 "올해부터 신규 수주로 매출확대, 수익성 개선 등의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듀폰사 내 사업부에서 부족했던 부분인 기술력 확보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기술 수준을 상당히 끌어올린 만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고객사 STMicro, Infineon를 넘어 글로벌 매출처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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