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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퇴진' 하나카드, 신사업 추진 동력 약화 우려 마이데이터 재도전 앞두고 장경훈 사장 퇴진 악재

이장준 기자공개 2021-04-08 07:28:1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카드 수장이 갑작스레 퇴진하면서 신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지털 페이먼트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던 시점에 악재가 불거졌다. 최근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재도전의 길도 열려 기대감을 키우던 가운데 이를 견인해줄 리더의 공백이란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전날 오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나카드는 최근 장 사장이 사내 회의에서 여성 혐오 발언과 막말을 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이날 감사위원회를 열었다. 그는 감사위원회 결과와 무관하게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장 사장은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으나 임기 1년을 남기고 중도 하차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장 사장 주도로 추진해온 신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그는 취임 직후 하나카드를 지불결제 회사에서 벗어난 디지털 페이먼트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고 체질 개선에 나섰다. '디지털 시장 선두'를 모토로 삼아 2025년까지 온라인 취급액 1위, 이용 회원 수 1위의 '1등 카드사'가 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특히 올 들어서는 수익원 다각화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자주 내비쳤다. 지난달 주총에서는 사업 목적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금융상품자문업무, 대출의 중개 및 주선업무, 투자자문업무를 비롯해 광고업과 동호회 조직 및 운영업무 등 비금융업까지 추가했다.

사업 다각화는 하나카드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그동안 하나카드는 지급결제라는 본업을 제외하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일부 대출 서비스만 영위해왔다.

할부·리스도 취급하지 않았다. 올 들어서야 뒤늦게 자동차할부시장에 뛰어든 정도다. 초기 비용 투자가 부담스러워 의사결정이 지연됐고 하나캐피탈이 이미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업무분장 조정에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펀더멘털은 다른 카드사에 비해 취약한 편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우대 가맹점 범위 확대는 카드사 본업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 2019년 순이익이 카드사 중에서 가장 적은 560억원에 그쳤던 것도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지급결제업에 치중된 탓이 컸다.

지난해에는 순이익이 다시 1534억원으로 증가했으나 비용 감축에 따른 '반짝 효과'였다. 이자비용을 비롯해 신용카드 및 기타 수수료비용 등 허리띠를 졸라매며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근본적으로 나아진 부분은 없었다.

올해는 수익성을 지켜내는 것도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조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수수료 하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 하반기부터는 최고 금리도 20%로 떨어질 예정이어서 연쇄적인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하나카드와 같은 소형사에게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하나카드의 총자산은 작년 말 기준 8조2090억원으로 BC카드를 제외한 전업계 카드사 중에서 가장 작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시장점유율(M/S) 역시 지난해 말 기준 7.6%로 1년 전 8.08%보다 더 떨어졌다.

이처럼 변화가 시급한 시점에 리더십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하나카드의 고심이 깊어진 모양새다. 특히 지난달 31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는 앞서 허가심사가 중단된 하나카드의 마이데이터 심사를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터진 악재란 점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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