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IPO 모처럼 기지개…공모 열풍 꺼질라 '속도전' [Market Watch]제조·판매부터 소재까지 잇딴 출사표…'K-뷰티' 흐름 타고 적정 기업가치 기대
최석철 기자공개 2021-04-09 13:07:5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동안 찾기 어려웠던 화장품 IPO가 모처럼 기지개를 피고 있다. 중국 사드사태가 불거졌던 2017년 이후 4년만이다. 소부장 IPO 흐름을 탄 화장품 소재 기업은 물론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도 잇달아 IPO 도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다.최근 공모시장이 뜨거운 만큼 적기를 놓치면 또 다시 기다림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기저에 깔려있다. 아울러 지난해 대다수가 해외 수출 등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둔 만큼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에도 우호적인 여건이라는 판단이다.
◇씨앤씨인터 비롯 줄줄이 연내 상장 도전...중국 사드 보복 이후 4년만 '해빙기'
7일 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화장품 소재 기업인 엔에프씨 이후 올해 화장품 소재 기업과 제조·판매 기업의 IPO 도전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선진뷰티사이언스가 코스닥에 상장한 데 이어 씨앤씨인터내셔널과 지피클럽, 셀바이오휴먼텍, 마녀공장 등이 출격 채비를 하고 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지난 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일정을 시작했다. 상장 예심을 통과한지 약 1개월여 만이다. 지피클럽과 셀바이오휴먼텍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반기 내에 상장예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마녀공장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밖에 이시스코스메틱과 에이피알 등 한차례 IPO 일정을 연기한 기업도 이후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화장품 관련 기업 IPO는 2017년 중국 사드 사태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분야다. 당시 국내 화장품 기업의 최대 매출처였던 중국향 수출이 사실상 끊기면서 투심이 급격이 악화됐다. 결국 2017년 당시 우려 속에 공모에 나섰던 SD생명공학과 아우딘퓨처스 등은 결국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제값’을 받지 못한 채 증시에 입성했다.
이를 확인한 대다수 예비 화장품 관련 IPO기업은 일정을 뒤로 미뤘지만 그 이후에도 상장 시기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국내 증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화장품 IPO가 공모시장에서 그리 인기 있는 업종이 아니라는 점도 선뜻 IPO에 도전하기엔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모시장이 뜨거워지자 다시 발길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앞선 주자였던 엔에프씨와 선진뷰티사이언스는 각각 수요예측 경쟁률 980대 1, 1431대 1을 기록하면서 공모시장 열기에 올라타 성공적으로 증시 입성을 마무리 지었다.
◇코로나19 후폭풍에도 실적 견조...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 시동
지난해 화장품 업계의 해외 수출이 정상화 궤도로 올라서면서 예상 외로 견조한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IPO 도전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IPO를 추진하는 대다수 기업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거나 그에 버금가는 실적을 올렸다. 국내 화장품을 찾는 해외 수요 증가에 기댄 바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75억6900만 달러로 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한류 열풍이 불면서 우려를 잠재웠다.
중국 사드사태와 한한령 이후 중국에서 국내 화장품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부 감소했지만 여전히 국내 화장품 기업의 최대 매출처로 자리잡고 있다. 기초 화장품과 색조 화장품 등 완성품은 물론 마스크팩 시트와 계면활성제, 자외선 관련 소재 캡슐 등 소재 분야의 해외 수출도 최근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아울러 화장품 산업이 다양한 기능성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해가면서 점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마스크팩 시트 제조업체인 셀바이오휴먼텍이 소부장 IPO를 선택한 이유다. 다수의 화장품 기업 역시 자체 특허와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외모를 꾸미는 것을 넘어 기능성 제품이 증가하면서 화장품 관련 기업의 기술력도 기업가치 평가에 주된 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다만 공모주 열풍이 언제까지 갈지는 불확실한 만큼 발행사 대부분이 서둘러서 일정을 진행하려는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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