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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S·SK이노 배터리 분쟁]쩐의 전쟁 ‘변호사 비용만 3000억 이상’LG측 레이텀왓킨스·김앤장·태평양, SK측 코빙턴벌링·화우

박상희 기자공개 2021-04-15 08:26:0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3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소송 리스크는 얼마나 막강한 변호인단을 꾸렸는지에 승패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호인단 구성은 기업이 승소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노력을 쏟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단초다. 변호인단 면면이 화려할수록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으로 인한 합의금 중 역대 최고 규모인 '2조원 합의'로 마무리 된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ES)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은 어땠을까.

양측은 2년간 지루하게 이어진 ITC 관련 소송 비용으로 각각 1500억원 안팎을 사용했다고 공통적으로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금액을 정확하게 말할수 없다"면서도 "1600억원 정도 보면 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 역시 "소송 비용은 1500억원 안팎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의 배터리 소송전은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지난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과 관련해 자사의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1건 등 4건을 침해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법률적 리스크를 따지자면 공격 받은 SK이노베이션의 위험 부담이 더 컸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방어에 나섰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LGES는 2019년 소송전 직전 내부 법무팀을 대폭 강화했다. 판사 출신으로 LG전자 법무팀장이던 권오준 부사장(현재 퇴임)이 LG화학으로 옮겼고 '국정농단' 핵심인 최순실(최서원)을 수사한 한웅재 전 검사도 전무로 영입했다. 한 전무는 현재 LGES의 법무실장을 맡고 있다.

LGES는 SK이노베이션과의 국내외 소송을 위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태평양과 계약을 맺었다. 미국에서는 글로벌 최대 로펌인 레이텀 앤 왓킨스(Latham & Watkins)를 법률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세계 최대 규모로 '공룡 로펌'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특허 관련 소송에는 덴턴스(Dentons), 피시앤리처드슨(Fish & Richardson)라는 대형 전문 로펌을 추가 투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로펌으로 법무법인 화우를 선임했다. 미국에서는 워싱턴DC 소재 로펌 코빙턴앤벌링(Covington & Burling) 한 곳을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삼성의 특허 소송 업무를 다수 전담하면서 승소를 이끌어낸 바 있는 곳이다. LGES에 비하면 변호인단 구성이 단출하다. 소송을 제기한 LGES에 비해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SK이노베이션의 변호인단이 약할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재계 관계자는 "LGES와 SK이노베이션의 국내 소장에 적힌 변호인단이 SK이노베이션이 10명 가량이었다면 LGES는 50명 수준이었다"면서 "LGES가 소송전에 얼마나 많은 비용을 투입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LGES의 승리였다. 미국 ITC위원회는 2월1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22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내 수입 금지 10년', '영업비밀 침해 중지 10년' 명령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에서도 22개 모두 영업비밀 침해로 판결날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영업비밀 침해로 인정 받은 항목이 줄어들었다면 협상에서 SK이노베이션이 합의금 규모를 좀 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LGES가 계약을 맺은 국내외 변호인단이 SK이노베이션보다 많고 시장 점유율이 높은 톱티어급으로 꾸린 점을 감안할 때 SK이노베이션보다 2배 가량 많은 비용을 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법인이 지출한 변호사 비용 등은 국내 사업보고서 등에는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8월까지 약 3500억원, 최근까지는 약 4000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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