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Issuer]공모채 데뷔하는 현대케미칼, 자본시장 접점 늘린다HPC 원가경쟁력 앞세워 발행 도전…'기관·신평사·IB' 네트워크 강화
강철 기자공개 2021-04-15 13:25:0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4일 06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자사인 현대케미칼이 설립 후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2019년 8월 사모채 발행 당시 받은 'A0, 안정적' 등급과 아웃룩으로 다음달 수요예측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현대케미칼은 공모채 시장 데뷔를 시발점으로 기관, 신용평가사, IB와의 접점을 활발하게 늘릴 방침이다. 우수한 실적과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언제든 크레딧 시장에서 직접 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조만간 주관사 선정해 발행 전략 수립
현대케미칼은 오는 5월 말 공모채를 발행해 일정 수준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관사단을 꾸리는 대로 모집액, 만기, 금리 등 세부 발행 전략을 협의할 예정이다. 늦어도 이달 중에는 대표 주관사와 인수단 후보군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액 목표는 1000억원 이상으로 결정했다. 만기는 3년물과 5년물로 나눈 후 금리 메리트가 있는 트랜치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유력하다.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면 소화할 수 있는 금리 한도 내에서 증액 발행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모채로 조달하는 자금은 대부분 HPC(Heavy-feed Petrochemical Complex)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2019년 8월 첫삽을 뜬 HPC 프로젝트는 올해 3분기 제품 양산을 앞두고 있다.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케미칼은 연간 폴리에틸렌 75만톤, 폴리프로필렌 40만톤, 부타디엔 14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케미칼이 대산 HPC 프로젝트의 기계적 생산을 앞두고 시설대를 비롯한 각종 자금 소요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회사채 금리 등을 고려해 발행 규모를 최대한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년 전 사모채 발행 이력…첫 등급 A0 유력
현대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원가 경쟁력을 갖춘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위해 2014년 5월 충남 대산읍에 설립한 합자사다. 혼합자일렌을 비롯한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양산한다. 현대오일뱅크가 60%, 롯데케미칼이 4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번 회사채는 현대케미칼이 설립 후 처음으로 공모 시장에서 발행하는 크레딧물이다. 그간 자금 소요가 있을 때마다 두 모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유상증자와 금융권 차입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으나 공모채를 찍은 적은 없었다. 2019년 8월 1500억원 규모로 발행한 1회차 회사채는 공모 프라이싱을 거치지 않은 사모채였다.
사모채로 직접 조달의 물꼬를 튼 현대케미칼은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모채 발행을 타진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의 대표 이슈어(issuer)인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발행 노하우도 참고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자본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되면서 발행에 나서는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소폭 미뤄졌다.
사상 첫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은 사모채 발행 당시 나이스신용평가에서 받은 'A0, 안정적'이 유력해 보인다. 발행 업무를 담당하는 현대케미칼 재무파트도 'A0, 안정적'을 염두에 두고 기관 투자자 마케팅을 비롯한 발행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PC 8월 가동…실적 증대 가시화
현대케미칼은 2014년 설립 후 매년 3조~4조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연간 1000억~2000억원 수준이다. 혼합자일렌을 비롯한 아로마(Aroma) 제품을 기반으로 지난 7년간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해왔다.
매출액과 손익은 HPC가 가동을 시작하는 올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납사(naptha)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HPC의 제조 공정은 원가 절감에 따른 대규모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게 만든다.
현대오일뱅크는 가격이 납사의 80% 수준인 저렴한 원재료를 현대케미칼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케미칼이 HPC 공정을 통해 양산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부타디엔의 판매는 롯데케미칼이 책임진다. 이처럼 안정적인 수급 구조와 실적 증대에 대한 기대감은 현대케미칼이 공모채 발행에 도전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
현대케미칼은 이번 첫 공모채 발행을 기점으로 수시로 크레딧 시장을 찾아 직접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관 투자자, 신용평가사, IB 등 시장 주체와의 네트워크 강화도 꾸준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시장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크레딧 시장의 평가가 호의적이지 않음에도 HPC의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과감하게 공모채 발행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인 이슈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첫 발행에서 기관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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