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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1.2조 유증...늘어나는 계열 부담 약 7000억 구주주 몫, 에이치솔루션 등급 강등 압박

오찬미 기자공개 2021-04-16 13:36:3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시스템이 오는 6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IPO(기업공개)에 준하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2조2211억원의 시가총액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타법인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어서 공모를 앞두고 기대감이 높다.

다만 구주주 물량 부담이 높아 계열사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자금 조달 규모가 크다 보니 계열사에 전가될 연쇄적인 재무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시스템, 대규모 증자…구주주 부담 전가

15일 IB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이 오는 6월 유상증자 1조2000억원 발행에 나선다. 지난 3월 29일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서 신주 발행예정가액이 결정됐다. 6월 3~9일 구주주 및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해 같은 달 23일 신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1주당 약 1만5250원의 가액으로 보통주 7868만9000주가 신주로 발행된다. 이미 발행된 주식 약 1억1023만주의 71%에 달하는 물량이다. 정확한 신주 발행가액은 5월 31일 확정된다. 이에 따른 자금 조달액은 1조20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일반 공모 방식으로 청약이 이뤄진다. 전체 물량의 20%인 1573만7800주는 우리사주 조합에 우선 배정될 예정이다. 구주주에게는 소유 주식 1주당 0.5812439826주 범위 내에서 주식이 배정된다. 실권주는 신주 1주당 0.2주의 초과 청약이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이 지분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주요 주주로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이치솔루션의 재무 부담은 늘어나게 됐다. 한화시스템에 대한 구주주 예상 출자 규모가 7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가늠되고 있다.

최대 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보유지분율 48.99%에 해당하는 최대 5744억원을 출자할 것으로 보인다. 보유현금과 외부차입을 활용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공모채 발행에 나서서 30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AA-(안정적)를 보유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탄탄하다. 'EBITDA/매출액 7% 하회'와 '순차입금/EBITDA 5배 이상'을 하향 트리거로 두고 있다. 하지만 2020년말 연결기준 각각 지표가 9.2%, 2.2배를 보여 유상증자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치솔루션, A0 강등되나…배당 등 재무 압박 가중

문제는 2대주주 에이치솔루션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출자 부담에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에 지분율 13.41%에 해당하는 최대 1570억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비롯해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삼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A+, 부정적' 을 보유하고 있어 신용등급 하방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예상 출자 규모도 에이치솔루션의 영업 현금흐름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는다고 해도 추가적으로 외부 차입 이 필요하다.

에이치솔루션의 등급 하향 트리거에 '투자지출로 인한 보유현금성 자산 축소'가 언급돼 있는 점도 부담이다. 에너지솔루션은 자체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순수지주회사다. ㈜한화와 한화시스템에서 배당수익을 받고 있는 게 전부다. 이밖의 현금성자산의 이자수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보유 현금성자산은 279억원에 불과하다.

배당 압박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및 한화시스템으로부터 배당을 확대하고 한화에너지로부터의 배당도 이뤄지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은 더 높아지게 된다.

주력 자회사인 한화에너지의 신용도에도 치명적이다. 한화에너지는 AA-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태양광 투자사업을 확대해 부담이 커졌다. 재무 개선을 위해 투자했던 사업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재무부담이 확대될 경우 한화에너지의 등급 하향에 이어 에이치솔루션까지 연쇄적인 등급 압박을 받게 된다.

이같은 부담에도 한화시스템은 미래 사업에 본격 투자하기 위해 조달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우주 항공분야와 에어택시로 대표되는 UAM(도심 항공 교통)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 모집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289억원을 들여 미국 개인항공기 기업인 오버에어(OVERAIR) 지분을 인수했다. 보유 지분율은 45.18%다.

한화시스템의 타법인 지분 투자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화 페이저(HANWHA PHASOR) 지분 100%와 에이치파운데이션(H FOUNDATION) 지분 100%, 람다256 지분 2.9%도 매입했다.

이 중 람다256를 제외하고 해외 소재 회사로 모두 비상장사다. 각각 영국 위성 안테나 개발업체, 싱가포르 신기술사업자,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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