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자본잠식 '지그재그' 인수·증자 병행 구주 취득보다 신주인수 초점, 마케팅경쟁 심화로 실탄 대거 필요
원충희 기자공개 2021-04-19 07:03:2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6일 08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의 크로키닷컴(지그재그) M&A 구조는 구주 인수와 신주 발행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크로키닷컴이 완전자본잠식 상태라 유증 수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카카오스타일 합병과 주식교환을 통해 구주 취득에 드는 현금을 최소화하고 신주에 집중 투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카카오는 지난 14일 자회사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사업부문(카카오스타일)을 인적 분할해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과 합병키로 했다. 오는 7월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된다. 분할비율은 1대 0.2096159, 합병비율은 1대 0.3616699로 최종 분할합병 비율은 카카오커머스 1주당 크로키닷컴 0.0758118주로 산정됐다.
이 작업이 끝나면 카카오는 합병법인의 지분 7.6% 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스톤브릿지벤처스, 알토스벤처스 등 벤처캐피탈(VC)이 소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 등의 지분도 일부 매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대금은 현금지급과 주식교환을 병행한다. 비중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구주 취득에 투입되는 현금을 최소화 하고 신주 발행에 더 초점을 맞추는 구조로 딜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합병과 구주 취득, 신주 발행 및 인수를 같이 진행하는 것은 크로키닷컴의 재무구조 개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읽혀진다. 작년 말 기준 크로키닷컴의 자본총계가 -4억78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자기자본은 244억원 수준이었으나 25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곳간이 바닥났다.
크로키닷컴은 2019년 영업이익률이 30%를 웃돌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다. 그 이전에는 이익률이 50%에 육박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6% 신장했으나 영업비용이 매출액을 넘어설 만큼 폭증한 게 적자의 주 원인이다. 급여와 복리후생비,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가 대폭 늘어난 걸로 봐서 인력을 크게 늘리고 판관비를 확대한 영향으로 보인다.
크로키닷컴으로선 추가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인수제안을 받았다. VC 주주들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선호하겠지만 경영진은 구주 매각보다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크로키닷컴을 자회사로 편입해 패션테크로 키우려는 카카오 역시 같은 마찬가지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여성패션 쪽은 그간 중소형 쇼핑몰 형태로 유지됐다가 최근엔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스타일쉐어 등 사강구도로 정리되는 모양새"라며 "W컨셉-신세계, 지그재그-카카오로 판이 재편됨에 따라 업계 1위 무신사 추격 과정에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벌어질 거고 당연히 실탄도 상당히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PBR 0.6 주가고민 삼성물산, 삼성로직스 분할검토까지
- 삼성, 바이오 인적분할설…지배구조 개편 관심↑
- 신종자본증권 찍는 CJ CGV, 경쟁사 합병 영향은
- [i-point]시노펙스, 경북 산불피해지역 '탄소중립 숲' 조성 공동 추진
- [캐시플로 모니터]삼양식품, 호실적 연동 법인세 부담 '현금흐름' 반영
- [thebell interview/컬리 10주년 줌인]김종훈 CFO "외형 확장에 방점, 수익성은 장기 전략"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플랫폼이 고르는 콘텐츠…제작 권력도 이동
- [i-point]씨플랫폼-엑스게이트, 손잡고 네트워크 보안 시장 공략
- [Company Watch]삼보모터스, 새 멕시코법인 첫 매출 '전기차 부품 거점'
- [i-point]아이씨티케이, WIPO 글로벌 어워드 최종 후보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