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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운용, 중간배당 물꼬튼다...무궁화신탁 '투자금 회수' 정관 변경 착수, 모회사 무궁화신탁 지분 100% 확보…지난해 영업수익 껑충, 성장궤도 안착

양정우 기자공개 2021-04-22 08:13:1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0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산운용이 '중간배당' 물꼬를 틔우고자 정관을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사세 확장의 결실이 가시화되면서 새 주인 무궁화신탁이 투자회수의 사전 포석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은 이달 말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정관 변경에 나선다. 중간배당이 가능한 방향으로 정관을 수정할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운용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무궁화신탁이다. 2019년 키스톤PE가 보유한 현대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3월 정례회의에서 대주주 적격 승인 안건을 의결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앞으로 중간배당의 수혜를 누리는 건 오롯이 무궁화신탁뿐이다.

새 주인을 만난 뒤 현대운용은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대대적 조직 개편에 돌입했다. 과거 여느 자산운용사와 비슷하게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PE(private equity) 등으로 본부 체제가 유지돼 왔다. 하지만 '캐피탈 펌(capital firm)'을 목표로 혁신에 나서면서 부문 대표만 10여 명에 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혁신의 속도가 빠른 만큼 이미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이 213억원을 기록해 전년(121억원)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최근 5년을 통틀어 최대 규모였다. 매출 규모가 한동안 100억원 수준에서 정체돼 왔으나 지난해 단번에 200억원 대로 껑충 뛰었다.

배당가능이익의 기반인 당기순이익(19억원→13억원)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하지만 폭발적 외형 확대는 수익성 개선의 첫 단계로 평가된다. 운용 비즈니스는 운용보수와 자산관리수수료가 핵심 수익원이기에 덩치를 키우면 이익이 비례적으로 커지는 경향이 강하다. 주요 비용이 대부분 고정비(인건비 등)여서 외형 증대에 맞춰 변동비가 크게 늘지 않는다.


무궁화신탁은 현대운용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맞춰 중간배당이라는 회수 창구를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현대운용은 정관상 중간배당이 어려웠을 뿐 아니라 근래 들어 배당 자체를 실시하지 않았다. 기존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계속 주인이 바뀌는 부침을 겪으면서 실적이 안정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캐피탈 펌은 자산운용사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시도다. 운용 비즈니스에 맞춰 설계된 경영지원그룹(MBC, Marketing group, Back Office group, C&R group)을 토대로 IB, PE, DI, AM, REITs 등 각 부문이 각양각색 사업을 쏟아내는 구조다.

매력적 수익 구조나 사업 모델을 발굴한 매니저는 이 틀 안에서 스스로 비즈니스를 주도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운용업을 넘어 금융 전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는 확장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파격적 변화로 거둔 첫 소득이 영업수익의 폭발적 성장세다.

공모펀드 운용에서도 변화를 주고 있다. 무궁화신탁에 인수된 후 투자자문사 에임(AIM)과 손잡고 첫 EMP(ETF Managed Portfolio)를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운용의 대체투자 역량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특화된 에임의 전문성이 결합된 펀드다.

WM 업계 관계자는 "무궁화신탁이 최대주주로 등극한 후 성장 궤도에 빠르게 안착했다"며 "올해부터 비용 구조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 빠른 속도로 조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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