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아이엠 M&A, 주가 상승에 '시한폭탄' 된 CB 리스크②미상환 잔액 177억, 전환가 878·928원…2000원대 주가에 지분 희석·오버행 부담
신상윤 기자공개 2021-04-26 08:09:1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1일 13: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 광모듈 전문기업 '아이엠'이 경영권 변경 절차를 밟는 가운데 과거 발행했던 전환사채(CB) 관리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미상환 CB 잔액은 177억원 규모로 모두 전환권 행사 기간이 도래한 탓이다.전환권 행사로 발행될 보통주가 총발행주식의 46%에 달해 지배주주 지배력 약화와 오버행(대량 매물 출회) 이슈 등도 불거질 수 있다. 특히 전환가액이 1000원 미만인 CB는 최근 아이엠 주가가 경영권 변경 계약 체결 후 고공행진을 하는 탓에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 아이엠은 경영권 양수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인수 전면에 나선 임일우 그린리즈 대표는 140억원에 아이엠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이엠 최대주주 박세철 대표 지분 469만6605주(11.04%)와 경영권이 거래 대상이다. 구주 거래와 맞물려 CB 발행과 양도 등 후속 작업이 진행된다. 거래는 5월25일 잔금(98억원)과 지분 교환을 끝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수년째 수익성 개선 실패로 사세가 기울던 아이엠은 새로운 주인 품에 안겨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만성 적자인 아이엠이 운영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CB다.
스마트폰 광모듈 전문기업인 아이엠은 2017년(2494억원) 이래 매출액 감소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지난해 1463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18년부터 적자 경영도 지속되는 등 수익성 악화에 신음했다.
부족한 곳간은 CB를 발행해 채웠다. 아이엠은 2019년 3월 3회차 CB 발행을 시작으로 4월(4회차)과 7월(5회차)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180억원을 차입했다. 3회차와 4회차 CB는 권면총액이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으로 발행됐다. 차입처는 '케이콤'이다. 5회차 CB는 상상인증권과 아이엠 관계사였던 코스닥 상장사 '다믈멀티미디어'가 각각 50억원, 30억원씩 나눠 인수했다.
부족한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발행한 CB는 새로운 인수자 측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상환 CB 잔액은 177억원 규모다. 3~5회차 CB 전부 전환권 행사 기간도 도래했다. 모든 CB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새롭게 발행되는 주식 수는 1956만주를 넘는다. 현재 총발행주식(4255만주)의 46%에 달하는 물량이다.
전환가액이 낮다는 점도 문제다. 3~4회차 CB는 리픽싱을 거쳐 전환가액이 928원으로 조정됐다. 5회차 CB 전환가액도 878원까지 리픽싱됐다. 문제는 최근 경영권 변경 계약 체결 후 아이엠 주가가 2315원(20일 기준)까지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CB 보유자들에게 보통주 전환 후 장내 매각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다믈멀티미디어는 5회차 아이엠 CB 25억원 어치를 매각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2배가 넘는 수익을 장내에서 기대할 수 있음에도 투자 원금의 20% 차익을 받는 수준인 30억원에 처분할 계획이다.
인수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계사 아이엠 경영권 매각 종료일과 거래 시점이 동일한 점, 박 대표가 아이엠과 다믈멀티미디어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새 주인 측에서 인수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다만 케이콤과 상상인증권의 CB 잔액도 147억원 규모인 탓에 대규모 전환권 행사가 이뤄지면 새 주인의 지분율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버행 리스크에 따른 주가 하락 압박으로 이어지면 박 대표의 구주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주당 2981원에 인수한 임 대표에겐 자금 회수 전략 구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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